김포도시철도 노조 ‘살려주세요’ 읍소에도 팔짱끼고 방관하는 서울교통공사
김포도시철도 노조 ‘살려주세요’ 읍소에도 팔짱끼고 방관하는 서울교통공사
  • 고명훈 기자
  • 승인 2020.11.10 17: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공사, 위탁 경영방식 따른 책임 회피 논란 대두
1인 역무원 체제 철도 운영...근로자·이용객 위험 노출
노조, 최하 유지 관리비 실태 고발하며 인건비 보장 요구
공사 “우리가 관여할 사항 아냐, 자회사와 직접 풀어야”

 

(사진=김포골드라인 홈페이지 갈무리)
(사진=김포골드라인 홈페이지 갈무리)

서울교통공사(이하 공사)가 위탁 운영 중인 김포도시철도(김포골드라인) 내 노사갈등의 잡음이 끊이질 않고 있다. 열악한 근무환경 속 이용객들의 안전마저 보장되지 않은 위태로운 상황 가운데서도 공사는 위탁 운영을 위해 세워둔 자회사를 앞세워 모든 책임을 떠 넘길뿐 노사갈등을 방관해 비난을 사고 있다.

김포도시철도, 역사당 역무원 겨우 1명이 관리?

현재 양촌역부터 김포공항역까지 10정거장 구간을 운행중인 김포도시철도는 월평균 이용객이 200만 명을 육박하지만 1인 역무원 체제로 역사가 운영되고 있다. 2인 1조로 이뤄져야 하는 역사 안전관리를 한 명이 맡고 있기 때문에 술에 취해 난동을 부리는 승객에게 봉변을 당하기도 하고 다른 승객들의 안전을 위협하는 이를 저지하다가 위험에 노출되는 일이 다반사다.

역사 내 화재 대응 등 안전점검 실태 역시 불안하다. 김포도시철도 이재선 노조 위원장은 “전국 최소의 유지 관리 인원, 최하의 유지 관리비로 운영되는 이곳에서는 이용객의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 근로자는 생명의 위험이 노출된 일터에서 일하고 있으며 안전 점검 또한 제대로 할 수 없는 실정이다”라고 읍소했다.

공사 책임지지 않는 ‘위탁 경영방식’, 근로자들만 죽어가

김포도시철도의 위탁 경영방식 구조도.(사진=한강신도시총연합회 공식 카페 갈무리)

김포도시철도가 유난히 열악한 구조 속에서 운영되고 있는 이유는 다른 경전철 및 철도와 남다른 현재의 철도 운영 방식에 있다. 김포시 직접운영이 아닌 공사의 자회사가 위탁 운영을 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공사가 세워 놓은 자회사 근로자들이 근로를 제공하고 공사는 실질적인 경영권을 가지면서도 운용에 대한 책임은 지지 않는 구조다.

공사는 지난해 이같은 경영방식의 위탁운영 입찰에 참여해 1013억 원 운영권을 낙찰받고 자회사 (주)김포골드라인운영을 설립했다. 계약기간은 2024년까지 5년이다. 그러나 공사 준비단 인건비, 사업수입비 차감액 등이 빠지면서 5년동안 실질적으로 쓸 수 있는 운용비는 기존 낙찰액에 71.7%에 불과한 849억 원이다. 이 노조 위원장은 “차감된 인건비와 사업수입비 모두 지나치게 높게 측정됐다”라며 “적정한 공사 금액이 책정되지 않으면 부실 공사가 될 수 있듯이 적정한 유지 관리비 측정되지 않으면 시민들의 안전한 철도 이용이 어렵다”라고 꼬집었다.

이에 비해 실질적 업무에 투입되는 인건비는 턱없이 부족했다. 노조에 따르면 김포골드라인의 Km당 운용인력은 9.4명으로 전국 최하 수준이다. 강북에서 같은 무인경전철을 운영중인 ㈜우이신설경전철도 Km당 16.2명으로 이보다는 높다. 근로자들이 받는 임금 수준은 높은가 하면 그것도 아니다. 이 역시 철도 운영사중 가장 낮은 수준으로 2019년 2월 기준 김포골드라인 과장급 26명의 월 실수령액은 199만원이며 신입사원들의 급여는 174만 5천 원으로 최저 임금에도 못 미쳤다.

(사진=한강신도시총연합회 공식 카페 갈무리)
김포골드라인의 Km당 운용인력은 전국 최하 수준이다.(사진=한강신도시총연합회 공식 카페 갈무리)

위험 상시 노출 근로 환경에도 공사 “노사갈등은 자회사와 직접 풀어야”

최근 노조는 열악한 근무환경 개선을 요구하며 나흘간 파업을 진행했다. 이 노조 위원장은 “직원 중에는 현재 임금체계로 가족의 생계를 유지할 수 없어 주말 또는 야간에 주차 알바나 대리 운전 등을 하며 버티고 있다”라고 토로했다. 하지만 공사는 꿈쩍도 안하고 있다. 공사측은 “노사갈등은 자회사 노사가 함께 소통으로 풀어나가야 할 문제이며 공사가 이에 개입하는 것은 적절치 못하다”라고 외면했다.

이같은 경영구조가 ‘제2의 김용균’을 낳을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들린다. 故 김용균 씨는 2년 전 한국서부발전 태안화력발전소 근무 중 석탄을 치우기 위해 점검구에 들어갔다가 비참하게 숨을 거둔 하청업체 비정규직 노동자였다. 당시 원청업체는 고인이 작업지시 매뉴얼대로 행동하지 않았다고 해명하며 책임을 부인했지만, 후에 거짓 주장임이 밝혀지면서 국민적 분노를 일으킨 바 있다.

현재 모자회사 경영방식인 김포도시철도에서도 이같은 사례가 언제 어디서 나타날 지 모르는 상황이라는 것이 노조의 주장이다. 노조 관계자는 “김포도시철도는 김포시가 공사와 위탁계약 체결 후 다시 자회사 설립해 운영하는 다단계 구조”라며, “김포시는 공사에서 제안했던 절대적으로 부족한 유지관리 인력을 그대로 승인했고 민자 사업보다 더 열악한 구조로 만들어버렸으면서도 우리의 목소리는 경영방식을 핑계삼아 자회사에만 떠넘기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사진=서울교통공사 홈페이지 갈무리)
(사진=서울교통공사 홈페이지 갈무리)

한편 김포시는 최근 김포도시철도 운영사의 경영개선을 위한 조직진단 용역을 올해 초부터 진행하고 있다고 입장을 내놨다. 노사 태스크포스(TF)를 꾸려 김포시가 직영하는 체제 전환 준비하겠다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공사측은 “모자회사 간 계약금액 범위 내에서 자회사 직원의 처우개선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며, 김포시와 협의하여 자회사 수익증대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위탁 운영 계약이 끝나려면 아직 4년을 더 기다려야 한다. 김포시 역시 자회사 위탁 운영 구조의 문제를 인식한다며 공사에 노사 갈등 조율을 요구하고 있지만 공사는 수수방관의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환경경찰뉴스 고명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