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위기동물 백과사전] 볼수록 매력넘치는 ‘생태계 청소부’, 소똥구리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IUCN 적색목록 관심(LC)종
1971년 이후 자취 감춰...환경부, 몽골에서 200마리 도입

  • 기사입력 2020.11.26 15:21
  • 기자명 고명훈 기자
(사진=국립생물자원관 한반도의 생물다양성 홈페이지 갈무리)
(사진=국립생물자원관 한반도의 생물다양성 홈페이지 갈무리)

세상에는 참 작고 하찮아보여도 그 무엇보다 가치있는 일을 누가 시키지 않아도 묵묵히 해주고 있는 고마운 생물들이 있다. 이번 시간에는 그들 중 하나인 소똥구리를 소개하고자 한다.

소의 똥을 굴리며 산다는 의미로 이름이 지어진 소똥구리는 사람이나 소, 말 등의 배설물을 굴려 둥근 모양의 경단 형태를 만들고 미리 파놓은 굴 속에 굴려서 가져간다.

집으로 가져간 둥근 배설물은 소똥구리의 훌륭한 식사거리가 될뿐더러, 그 안에 알을 낳아 번식하기도 한다. 사람과 동물에게는 그냥 더럽고 처리하기 귀찮은 배설물이 이들에게는 생존의 수단이 된다. 소똥구리가 생태계의 청소부라고 불리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소똥구리의 넓적한 타원형 형태의 몸은 길이가 약 16mm로 작고 빛깔은 검은색이다. 7줄의 희미한 세로 홈이 보이며 홈 사이에는 작은 알갱이들이 촘촘하게 박혀 있다.

소똥구리가 자기보다 훨씬 큰 똥 덩어리를 쉽게 굴릴 수 있는 원동력은 다리 모양에 있다. 소똥구리의 앞다리와 종아리마디는 너비가 넓으면서 바깥쪽에 톱니 모양의 갈퀴가 있다. 또 몸의 앞쪽과 뒤쪽 끝 가까이에 3개의 큰 이빨이 있다.

과거 소똥구리는 우리나라 전역에서 쉽게 볼 수 있었다. 주로 평지나 야산의 풀밭에서 지내는 소똥구리들은 아이들의 재미있는 천연 장난감이자, 귀엽고 신기한 딱정벌레 친구였다.

그러나 1971년 이후 소똥구리는 국내에서 공식적으로 발견되지 않고 있다고 한다. 가축 목초지가 줄고 항생제나 구충제 사용이 많아지면서 녀석들이 살 수 없는 환경이 됐기 때문이다.

결국 환경부는 소똥구리를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으로 분류하고 보호중이다.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의 적색목록에도 관심(LC)종 안에 들어가 있다.

소똥구리가 생태계에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는 환경부는 소똥구리를 복원하기 위해 지난해 몽골에서 200마리를 데려왔다. 현재 녀석들은 국립생태원 멸종위기복원센터에서 서식하며 다시 생태계 청소를 책임지기 위해 무럭무럭 자라고 있다.

환경경찰뉴스 고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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