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위기동물 백과사전] 사랑스러운 눈망울을 지닌 우리나라 토종 꽃사슴을 아시나요?

대륙사슴, 멸종위기 야생생물 Ⅰ급 지정
1940년대 일제강점기 해수구제사업 이후 절멸돼

  • 기사입력 2020.12.03 11:09
  • 기자명 고명훈 기자
대륙사슴.(사진=국립생물자원관)
대륙사슴.(사진=국립생물자원관)

흔히 눈이 맑고 예쁜 사람에게 ‘꽃사슴 눈망울’이라는 별명을 붙여주곤 한다. 우리나라에도 촉촉하고 초롱초롱한 눈망울을 지닌 토종 꽃사슴이 있다. 대륙사슴이 그 주인공이다.

아무리 화가 나고 우울한 일이 있어도 대륙사슴의 눈을 가만히 보고 있으면 어느새 편안해지고 기분이 나아지는 마법같은 효과를 볼 수 있다. 그윽한 눈빛이 멍든 마음을 따뜻하게 위로해준다.

대륙사슴은 머리와 몸통의 길이 90~190cm로 우리나라 사슴과 동물 중 대형에 속한다. 보통 수컷의 몸이 암컷보다 1.5배정도 더 크다.

밤갈색 또는 붉은 올리브색을 털옷을 입은 대륙사슴은 목 부분과 등 부위에 백색 반점이 많은 것이 특징이다. 암컷과 수컷 모두 추운 겨울이 되면 목에 따뜻한 갈기를 지녀 몸을 보호한다.

주로 산림의 저지대부터 고산지대까지 뛰어다니며 나뭇잎이나 나무껍질, 이끼, 풀 등을 먹고 무리생활을 한다. 다만 봄과 가을에는 나무가 드문 초원에서, 겨울에는 눈이 적게 덮인 양지, 여름에는 그늘이 많고 먹이가 풍부한 초원을 찾아간다.

사실 대륙사슴은 전국에 널리 분포해 있어 흔하디 흔하게 볼 수 있는 사슴이었다. 대륙사슴이 우리나라에서 자취를 감추기 시작한 건 1940년대 일제강점기 때다.

당시 조선총독부는 해수구제사업이라는 명목으로 국내 분포하고 있던 야생 포유류와 조류 등을 체계적인 보전 정책 없이 마구잡이로 잡아들였다. 해수구제사업은 사람과 재산에 위해를 끼친다며 야생동물의 퇴치와 포획을 장려한 정책이다.

이 정책의 주 대상에 포함된 대륙사슴은 이후 절멸한 것으로 환경부는 간주하고 있다. 결국 정부는 2012년 7월 27일 대륙사슴을 멸종위기 야생생물 Ⅰ급으로 지정해 보호하고 있다. 중국과 일본, 러시아 등에도 분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중국 역시 대륙사슴을 위기종으로 평가하고 있다.

국립생태원은 대륙사슴을 최근 개관한 멸종위기복원센터에서 우선 복원사업 대상에 포함시키고 개체 수 복원에 적극 나섰다. 현재 전국 여러 지역에 사육되고 있으며 제주도 한라산 등지에도 인위적으로 들여보내 녀석들이 서식하고 있다.

아픈 역사를 갖고 멸종위기에 처한 우리나라 토종 꽃사슴, 대륙사슴. 이제는 우리가 나서서 따뜻한 관심과 사랑을 줄 때다.

환경경찰뉴스 고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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