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서 한인 응급 코로나 환자를 방치한 한국대사관의 대처 논란

에크모장치 권유받은 어머니...매우 위독
청원인 “대사관, 남일 대하듯 답변해”

  • 기사입력 2020.12.09 19:32
  • 최종수정 2020.12.09 19:34
  • 기자명 고명훈 기자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인도네시아의 한인 코로나 환자를 외면하는 대사관의 행태를 지적하는 글이 올라왔다.(사진=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갈무리)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인도네시아의 한인 코로나 환자를 외면하는 대사관의 행태를 지적하는 글이 올라왔다.(사진=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갈무리)

국제적 재난 속 위험에 빠진 자국민을 대하는 주 인도네시아 대한민국 대사관의 안일한 대처 논란이 도마 위에 올랐다.

지난 8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인도네시아의 한인 코로나 환자를 외면하는 대사관의 행태를 지적하는 글이 올라왔다.

청원인 A씨의 제보에 따르면 그는 최근 인도네시아에 거주하는 부모님이 코로나19에 걸렸다는 소식을 들었다. 아버지는 증상이 심하지 않아 집에서 자가격리를 했고 어머니는 병원에서 격리조치를 받았다. 이후 아버지는 상태가 호전돼 재검사 결과 음성을 받았지만 여전히 집에서 격리생활 중이며, 어머니는 증상이 더 악화돼 인공호흡장치가 가능한 병원으로 이송된 상태다.

현재 어머니의 폐염증 상태가 심각해 병원주치의는 아버지에게 인공심폐기를 이용하는 에크모장치까지 동의를 요구했다고 한다.

가족들은 무엇보다 어머니의 정확한 상태와 어떤 치료를 진행해야 할지에 대한 대책을 찾아야 했다. 그들이 잡을 수 있는 동아줄은 현지에 있는 인도네시아 대사관뿐이었다.

그러나 대사관측으로부터 온 답변은 무심했다. 주치의가 아픈 어머니에게 권장한 인공호흡기 치료가 안전한지 여부에 대해 A씨가 묻자 대사관 관계자는 “플라잉 닥터(이송 의료팀)같은 사설 의료팀이 있는데 인도네시아에서 운영해본 적은 없어서 추천하고 싶지는 않네요”라며 “많이 알려진 업체니 잘하겠죠”라고 답했다.

A씨와 인도네시아 현지 대사관 관계자가 주고 받은 문자 내용.(사진=환경경찰뉴스)
A씨와 인도네시아 현지 대사관 관계자가 주고 받은 문자 내용.(사진=환경경찰뉴스)

A씨는 “모르겠으니 인터넷으로 검색해서 알아보라는 것”이라며, “자국민이 위험에 처했는데 마치 남일 얘기하듯 답변한 대사관의 태도에 어이가 없었다”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아버지도 격리중이라 어머니 옆에 간호해줄 사람이 아무도 없다. 병원으로부터 최선을 다해보겠지만 이후 어떻게 될지 장담할 수 없다는 얘기를 듣고 간절한 마음으로 대사관에 연락했던 것인데 ‘나몰라라’하는 식이다”라며, “국민을 보호하는 것이 국가의 의무가 아닌가. 너무도 답답하고 참담한 심정”이라고 울분을 토했다.

A씨와 가족들은 할 수 없이 인터넷을 통해 해외 응급의료 이송팀을 검색해 알아봤지만 현재 사설의료팀마저 애매모호하게 대답하고 있어 발만 동동 구르고 있는 상황이다. A씨가 올린 청원글은 9일 19시 기준 현재 2230명의 동의를 얻었다.

환경경찰뉴스 고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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