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위기동물 백과사전] 바다에서 이 동물을 만난다면 모두 '쉿' 조용히 해주세요

IUCN 적색목록 위기(EN)종 지정
지구상 15,000여 마리밖에 안 남아

  • 기사입력 2020.12.13 19:18
  • 기자명 고명훈 기자
대왕고래.(사진=THE RESEARCH SAFARI 홈페이지 갈무리)
대왕고래.(사진=THE RESEARCH SAFARI 홈페이지 갈무리)

배를 타고 망망대해를 떠나 눈 앞에 이 동물을 마주했을 때 어떤 기분이 들까? 온갖 바다 생물이 다 나타난다는 시드니 해안에서도 지난 100년동안 목격된 적이 단 세번밖에 없다고 한다. 지구상 가장 큰 동물, 대왕고래를 말하고 있는 것이다.

대왕고래가 실제로 얼마나 큰 지 가늠하기는 쉽지 않다. 최대 몸길이 35m에 몸무게 약 190t까지 자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심지어 어린 새끼조차도 7m 크기에 달한다고 한다.

국내에서는 흰수염고래, 흰긴수염고래라고도 불린다. 북극해, 지중해, 오호츠크해, 베링해를 제외한 모든 해양에 서식한다. 여름에는 상대적으로 시원하고 크릴 새우가 풍부한 고위도에서 지내며 겨울에는 짝짓기와 번식을 위해 상대적으로 따뜻한 저위도로 이동한다.

최대 100년 이상까지도 살 수 있는 대왕고래를 이토록 보기 힘든 이유는 무엇일까?

현재 지구상에 남아있는 대왕고래는 15,000마리 정도에 불과한 것으로 파악된다.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은 대왕고래를 적색목록 위기(EN)종으로 분류해 보호하고 있다.

대왕고래가 멸종위기에 놓인 첫번째 이유는 화학물질 오염과 소음 공해다. 인간으로부터 무분별하게 바다에 흘러나오는 쓰레기 때문에 고래 체내에 축적되는 폴리염화비닐(PCB)과 같은 화학적 공해가 심각하다.

인간이 하는 지진파 연구와 군대의 초음파 등으로부터 나오는 소음 공해 역시 고래의 짝짓기에 큰 악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고래는 초음파를 이용해 서로 의사소통을 하는데 사람들이 내뿜는 장애물 때문에 신호가 흐트러지기 때문이다.

수없이 바닷길을 지나가는 화물선과 여객선들도 이 커다란 생물에게 위협적이다. 실제로 선박이나 어업장비와 충돌해 대왕고래를 비롯한 해양생물들이 다치는 사례가 종종 있다. 또 사람들이 깔아놓은 어업용 그물에 얽힐 위험도 크다고 한다.

아울러 지구온난화가 심해지면서 대왕고래의 주식인 크릴 새우의 양이 현저히 줄어들었다. 대기중 이산화탄소의 농도가 상승하면 해수가 흡수하는 이산화탄소의 양도 증가하게 되는데 이로 인해 대왕고래들의 서식지인 남극해의 산성화가 심화된 것이다.

멸종위기에 처한 동식물의 국가간 교역에 관한 국제적 협약(CITES)은 대왕고래를 상업적 목적으로 국가 간에 거래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으며 예외적 상황에서만 거래가 가능하도록 허용하고 있다.

환경경찰뉴스 고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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