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전복 어선 7명 전원 실종...기상 악화로 구조 난항

해경, 수색 작업에 함선 5척·육상 970여 명 투입
제주 전역 강풍특보·제주 전 해상 풍랑경보 발효

  • 기사입력 2020.12.30 18:46
  • 기자명 고명훈 기자
제주 해상. (사진=환경경찰뉴스)
제주 해상. (사진=환경경찰뉴스)

제주 해상의 강풍과 한파 속에 어선 전복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승선원 7명 전원이 실종됐다고 경찰이 발표했다.

30일 제주해양경찰청은 제주시 한림 선적 저인망어선 32명민호가 전날 기상악화로 전복돼 승선원 전원이 실종됐다고 밝혔다. 해경은 구조 골든타임을 최대 33시간으로 보고 실종자 수색 작업에 전념하고 있다.

해경에 따르면 29일 오후 7시 44분께 제주항 북서쪽 2.6㎞ 해상에서 32명민호가 전복됐다는 신고가 있었다. 사고 선박에는 선장 A씨를 포함한 한국인 4명과 인도네시아인 3명 등 총 7명이 승선해 있었다.

해경은 현재 함선 5척(함정 8척, 민간어선 1척)을 동원해 제주항을 중심으로 동서 6.1㎞, 남북 5.9㎞ 해상을 정밀 수색을 벌이고 있다. 육상에도 970여 명이 투입돼 실종자 수색에 나섰지만 지금까지 별다른 성과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제주 전역에는 강풍특보가 발효됐으며 제주 전 해상에 풍랑경보가 발효 중인 상태다. 사고 해역에 초속 12~20m의 강한 바람과 4~5m의 높은 파도가 일고 있다. 이처럼 최악의 기상상황 속에서 구조작업을 펼치던 해경 구조대원 2명이 파도에 휩쓸려 어깨가 탈골되는 등 크게 다쳤으며 고속단정 2척이 침수되기도 했다.

사고가 발생한 당시에도 제주도 전 해상에 풍랑주의보가 발효된 상황이었다. 그러나 풍랑주의보의 경우에는 30t 이상의 어선 출항을 막지 않고 있어 39t에 달하는 32명민호는 바다에 나갈 수 있었다.

해경에 따르면 현재 사고 해역의 수온은 18~19도 수준이다. 국제매뉴얼 상 해당 수온에서 최대 33시간까지 생존 가능하지만 바람과 파도 세기가 강할 시 상황에 따라 골든타임은 더 짧아질 수 있다.

해경은 32명민호가 외부 충격과 화재에 취약한 섬유강화플라스틱(FRP)으로 만들어져 충돌 후 박살이 나 사실상 침몰한 것으로 보고 있다. 당시 한림항으로 돌아가는 과정에서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해경은 기상 불량을 사고 원인으로 꼽고 있으며 수색 구조가 끝난 뒤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할 방침이다.

환경경찰뉴스 고명훈 기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