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위기동물 백과사전] 수영 못하는 아기하마, ‘피그미하마’

IUCN 적색목록 위기(EN)종·CITES 2급 지정
현재 남은 개체 수 3천여 마리에 불과해

  • 기사입력 2021.02.09 09:47
  • 기자명 고명훈 기자
피그미하마. (사진=픽사베이)
피그미하마. (사진=픽사베이)

보통 하마를 생각하면 거대한 몸집과 웅장함을 떠올리기 쉬운데 여기 비교적 아담하고 귀여운 하마 친구가 있다. 아기하마, 꼬마하마라고도 불리는 피그미하마다.

화제가 됐던 영화 ‘옥자’의 모티브가 되기도 하는 피그미하마는 정말 하마의 새끼로 착각하기 쉽지만, 엄연히 다른 종에 속한다.

피그미하마의 몸길이는 1.5~1.8m, 꼬리 길이는 약 15cm, 어깨높이는 80~250kg 정도로 일반 하마의 4분의 1 크기 수준이다. 겉보기에는 작은 하마 같아 보여도 자세히 보면 하마와 다른 점들이 많다.

먼저 물갈퀴가 있는 일반 하마와 달리 피그미 하마는 물갈퀴가 없으며 네 개의 발가락을 갖고 있어 오히려 멧돼지와 같은 육상 동물의 습성과 비슷하다. 위턱의 앞니는 두 쌍으로 하마와 같지만, 아래턱의 경우 하마가 두 쌍인 데 비해 피그미하마는 1쌍밖에 없다. 몸에는 털이 거의 없고 다갈색인 하마보다 조금 어두운 회흑색을 띠고 있다.

또 피그미하마는 일반 하마에 비해 네 다리가 가늘고 긴 편이며 머리는 작고 둥글다. 무엇보다 하마는 끝없이 벌어지는 큰 입을 자랑하는 반면, 피그미하마의 입은 비교적 작다.

피그미하마는 한 배에 1마리의 새끼를 낳으며 수명은 20~40년 정도로 알려져 있다. 현재 서아프리카의 라이베리아·시에라리온·기니 등의 산림에 분포하고 있는데 보통 단독으로 생활하면서 풀이나 과실 등을 먹고 산다.

그러나 최근 서아프리카 지역의 산림지대가 무분별한 벌목으로 인해 서식지가 파괴되고 밀렵과 내전 등이 펼쳐지면서 피그미하마의 개체 수가 계속 줄어들고 있다고 한다. 현재 야생에 남아 있는 녀석들의 개체 수는 약 3천 마리 정도에 불과한 것으로 전해진다.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은 피그미하마를 적색목록에 위기(EN)종으로 분류하고 있으며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동·식물종의 국제거래에 관한 협약(CITES)에서도 2급으로 지정해 보호하고 있다.

현재 각국 국립공원 및 동물원에서 피그미하마를 데리고 와 사육 하에 번식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우리나라 서울대공원에서도 피그미하마 ‘하몽’과 ‘나몽’이를 들여와 사육했는데 안타깝게도 하몽이는 2015년경 폐사한 것으로 전해진다.

환경경찰뉴스 고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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