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위기동물 백과사전] “함부로 건들면 찌릿”...강한 전기 내뿜는 해양 생물, 시끈가오리

IUCN 적색목록 취약(VU)종 분류
그물망 어업에 크게 희생당해 개체 수 급감

  • 기사입력 2021.02.18 18:34
  • 기자명 고명훈 기자
시끈가오리. (사진=데일리메일 갈무리)
시끈가오리. (사진=데일리메일 갈무리)

8V에서 많으면 400V까지 전기를 내뿜는 해양 생물체를 소개한다. 이른바 전기가오리라고 불리는 시끈가오리가 그 주인공이다.

400V 정도의 전기는 최근 전기차에 사용될 정도의 고전압으로 영어권 국가에서는 시끈가오리가 내뿜는 전기 충격이 감각을 잃을 정도로 마비를 일으킨다고 해서 이 생물을 무감각 물고기라는 뜻으로 넘피시(Numbfish)라고 부르기도 한다.

홍어목 전기가오리과에 속하는 시끈가오리는 일본 남부해와 동중국해, 호주 인근 해양 등에 분포한다. 우리나라 서해와 남해에도 이따금 출현한다.

녀석은 주로 수심 200m 내외의 연안이나 경사가 완만한 해저의 얕은 바다에서 산다. 모래가 많은 산호 근처에서 바닥에 납작 엎드린 채 헤엄치고 다니며 갑각류 등 무척추동물을 먹고 지낸다.

시끈가오리의 몸은 전체적으로 원형에 가까우면서 편평하며 꼬리에 가까워질수록 측편된다. 작은 눈은 금방이라도 빠질 것처럼 툭 튀어나와 있으며 눈 밑에는 호흡 시 물을 들이마시는 기관인 분수공이 있다. 주둥이는 짧고 양턱에는 거친 이빨이 나 있다.

시끈가오리가 전기를 내뿜는 원동력은 가슴지느러미의 기저 부위에 위치한 발전기에 있다. 등 쪽은 양극(+), 배 쪽에는 음극(-)이 있어 전압을 일으킬 수 있다. 이 전기로 다른 물고기나 천적에게 충격을 주고 자신을 보호하지만, 발전이 심할 경우 회복할 때까지 한동안 전지를 내지 못한다고 한다.

시끈가오리는 난태생어로 5~7월경 5~6마리 정도의 새끼를 낳는다. 난태생은 다른 어류처럼 알을 가지기는 하지만 뱃속에 알을 품고 있다가 부화가 이뤄진 뒤 몸 밖으로 내보내는 방식으로 새끼를 낳는 종류를 말한다.

현재 시끈가오리는 개체 수가 상당히 감소해 멸종위기가 심각한 해양 생물 중 하나로 평가받는다. 촘촘하고 넓은 그물망으로 수산물을 쓸어 담는 방식의 어업 방식이 널리 쓰이면서 시끈가오리는 막대한 희생을 입어왔다.

최근 호주 뉴사우스웨일스주 남부 해안에서는 커다란 시끈가오리가 낚시꾼의 바늘에 걸려 잡혀 나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큰 화제를 몰기도 했다. 지난달 9일 데일리메일 보도에 따르면 낚시꾼들은 시끈가오리가 잡히자 전기가오리의 일종임을 알고 즉시 낚시 바늘을 끊었다고 한다.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은 시끈가오리를 적색목록 취약(VU)종으로 분류하고 무분별한 포획을 금지하고 있다.

환경경찰뉴스 고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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