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 가덕도 신공항 예정지 환경보고서 조작 논란 대두
부산시, 가덕도 신공항 예정지 환경보고서 조작 논란 대두
  • 고명훈 기자
  • 승인 2021.04.23 16:1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홈페이지 공개 조사보고서에 14쪽 분량 삭제
환경운동연합 “보고서 조작 경위 낱낱이 밝혀야”
부산시의 가덕도 자연환경조사 원본 및 조작본 비교표. (사진=부산환경운동연합)
부산시의 가덕도 자연환경조사 원본 및 조작본 비교표. (사진=부산환경운동연합 제공)

“가덕도 신공항 건설에 혈안 돼 가덕도의 자연생태 현황 글을 왜곡하지 마라”

부산시가 신공항이 들어설 부지로 꼽힌 부산 가덕도의 환경조사보고서에서 가덕도 부분만 상당 부분 누락하거나 단어가 바뀐 상태로 최근까지 홈페이지에 게재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논란이 일파만파 커지고 있다. 조사 보고서는 지난 20일 원본으로 다시 홈페이지에 올라와 있는 상태다.

23일 부산환경운동연합은 보도자료를 통해 부산시 홈페이지에 게재돼 있던 ‘제2차 부산자연환경조사보고서’가 원본과 달리 가덕도 생태환경 부분이 변형돼 공개돼 있었다고 지적하며 부산시의 자연환경조사보고서 조작에 대한 진상규명을 촉구했다.

자연환경조사보고서는 시 조례에 따라 산하기관인 부산발전연구원에 의뢰해 10년마다 작성하는 환경보고서다.

환경운동연합에 따르면 2016년에 작성돼 최근까지 홈페이지에 올라온 제2차 부산자연환경조사보고서에는 14쪽 분량의 가덕도 우수 생태계 단락이 모두 삭제돼 있었다.

가덕도 권역의 멸종위기종 동식물(특정종 75종, 멸종위기Ⅱ급 1종, 희귀식물 10종) 내용이 모두 삭제 편집돼 있었으며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 대흥란 서식지를 ‘가덕도 어음포골 계곡 주변’에서 ‘서부산권역’으로 바꿔 놓는 등 곳곳에서 지명을 수정한 사실도 확인됐다.

상록활엽수 주요 군락지가 ‘가덕도와 바닷가 산지’라고 표기된 원본 내용에서는 ‘가덕도’ 명칭만 빠진 채 ‘바닷가 산지’로 수정돼 있었으며 가덕도 산림식생의 우수성을 언급한 내용도 빠졌다. 대흥란, 두루미천남성, 야고, 참식나무 등 가덕도 식생과 관련된 사진도 삭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에 공개된 조작본에서 달라진 점을 정리해 적은 내용은 A4 용지 6쪽 분량에 달했다. 환경운동연합은 “두 개의 자연환경조사보고서를 비교해 본 결과 부산시가 의도적으로 가덕도의 생태 우수성을 왜곡하거나 고의적으로 누락했음을 발견했다”라며, “조사연구를 수행했던 부산발전연구원에서도 최종보고서 이후엔 수정한 것은 없는 것으로 확인된 바, 보고서 내용을 수정한 주체는 부산시로 추정된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부산시가 생태자연도 1등급, 해양생태도 1등급,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 멸종위기 야생생물 및 천연기념물 분포지역인 가덕도의 가치가 알려져 신공항 건설에 차질이 생길까 봐 그런 것”이라며, “부산시는 누가, 어떤 목적을 가지고, 누구의 지시로 자연환경조사보고서를 조작했는지 경위를 명백히 밝히고 이를 부산시민들에게 낱낱이 설명해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환경경찰뉴스 고명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