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쓸.신.환.] 항구 도시 주민들 괴롭히는 ‘항만 미세먼지’, 얼마나 심각하길래?

알아두면 쓸모 있고 신기한 환경상식 370
컨테이너 선박 1척당 배출량 자동차 5만 대와 동일

  • 기사입력 2021.04.30 15:45
  • 기자명 고명훈 기자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사진=픽사베이)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사진=픽사베이)

최악의 기상재난으로 여겨지는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는 우리 생활과 산업, 도로 등 곳곳에서 뿜어져 나오는데요. 이번 시간에는 조금 생소할 수도 있는 항만 미세먼지에 대해 살펴보고자 합니다.

항만 미세먼지는 말 그대로 여객선과 화물선들이 왔다 갔다 하는 항만 부두로부터 발생하는 미세먼지를 말하는데요. 컨테이너 선박 1척이 들어올 때 발생하는 미세먼지 배출량이 자동차 5만 대가 내뿜는 미세먼지 배출량과 똑같다고 하니 그 양이 어마어마하죠.

이처럼 부산, 인천 등 대형 항만을 끼고 있는 항구 도시는 항만을 둘러싼 미세먼지로 고통을 받고 있습니다. 선박이 뿜어내는 오염물질 때문에 시민들의 삶의 질이 갈수록 나빠지고 있죠.

국내 항만도시의 대기오염은 이미 용인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섰습니다. 부산항의 경우 세계 10대 오염항만에 이름을 올렸을 정도라고 하네요.

실제 한국해양수산개발원의 2017년 자료에 따르면 부산은 전체 초미세먼지 발생 원인 가운데 비도로이동오염원이 도로이동오염원보다 4.8배나 많은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비도로이동오염원에는 항만, 철도 등 도로를 이용하지 않지만 움직이는 물체에서 발생하는 오염원이 포함됩니다.

또 국립환경과학원의 2015년 연구에서도 부산의 전체 초미세먼지 수치 중 선박에서 배출되는 비중이 46.3%에 달한다는 사실이 기록돼 있습니다. 부산에 이어 인천이 9.3%, 울산이 8.6%로 역시 사정이 좋지 않습니다.

이에 해양수산부와 환경부는 더 이상의 미세먼지 피해를 막기 위해 항만 미세먼지 저감 대책을 마련했습니다. 항만 미세먼지 저감 대책은 작년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되고 있습니다.

먼저 선박배출규제를 강화했습니다. 국제운항 선박에 사용되는 연료유의 황 함유량 기준을 강화하고 일반해역보다 강화된 배출규제해역과 저속운항해역을 지정했습니다. 운항 속도를 줄이면 미세먼지 배출량이 감소하는 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이죠.

환경친화적 하역장비로 교체하는 방안도 수립했는데요. 하역장비에 대한 배출가스 허용기준을 마련하고 전기, LNG를 동력으로 하는 하역장비로 전환하도록 조처를 내렸습니다. 하역장비에는 갠트리 크레인, 트랜스퍼 크레인, 스트래들 캐리어, 야드 트랙터 등이 포함됩니다.

마지막으로 미세먼지 발생 억제시설을 설치하고 감시체계를 구축했습니다. 정박 중인 선박에 육상전력을 공급하는 육상전원공급장치와 비산먼지 발생 억제시설 등을 설치해 미세먼지 발생을 차단하는 것이죠. 또 국가무역항, 도서지역 및 해경선박 등 총 58개소에 실시간 미세먼지 현황을 측정하는 측정소까지 설치하기로 했습니다.

환경부와 해양수산부는 2022년까지 항만 미세먼지 배출량을 50%까지 감축하겠다는 목표를 세웠습니다. 하루빨리 항구 도시 주민들이 맑은 공기에서 지낼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으면 좋겠습니다.

환경경찰뉴스 고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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