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연리스트’ 몸통 하이트진로 박문덕 회장, 절실한 꿈과 희망 짓밟는 오너리스커

故 장자연 죽음으로 내몬 박문덕 회장
여성 성상품화한 달력 제작으로 물의
오너리스크 ‘트리플 크라운’ 달성
검찰 과거사위 재수사 타격 예상

  • 기사입력 2019.03.18 18:55
  • 최종수정 2019.03.18 19:19
  • 기자명 공성종 기자

근검절약의 독한 정신으로 지금에 하이트진로를 만든 박 회장이 유독 한 여배우에게 준 김밥 값은 후했던 이유는 무엇일까. 이에 대한 세간의 관심은 끊이질 않으며 증폭되고 있다.

박 회장은 크라운 맥주에 이어 ‘하이트’라는 이름으로 세상에 내놓기 까지, 자린고비 정신으로 1년 간 호텔도 아닌, 여관방에서 합숙 투숙을 하며, 운전기사와의 연락도 끊은 채, 모든 외부와의 연락을 차단할 정도로 자린고비의 독한 정신을 보여줬다.

그러나 박 회장에게도 유독 약한 것이 여자였던 걸까. 김밥이었던 걸까. 무려 천 만원이나 되는 100만원권 수표 10장을 한 여배우에게 ‘김밥 값’이라고 이체했다.

그러나 박 회장이 김밥 값으로 1000만원이나 줬던 여배우는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2009년 29살 여배우였던 故장자연은 스스로 목숨을 끊는 극단적 선택을 하면서 ‘성상납 리스트’문건을 세상에 폭로했다.

해당 문건에는 박문덕 하이트 진로 회장과 고인이 출연한 작품 드라마 PD였던 정세호와 조희천 전 조선일보 기자 등 다수의 방송인과 정치인, 기업인들의 대거 등장했다.

그러나 해당 사건은 검찰의 허술한 조사 탓에 모두 ‘무혐의 처분’받으며 풀려났다. 이에 지난 해 4월 2일 검찰 과거사 위원회는 해당 사건의 재수사를 권고했다. 본 조사를 했던 검찰이 수사 과정과 경위 등 여러 의혹이 있다 판단돼서다.

고인의 사건은 과거사위의 재수사 권고로 성상납 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이들의 법원 출석일이 곧 머지 않을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특히 박문덕 하이트 진로 회장이 고인에게 ‘떡 값’대신 건 낸 ‘김밥 값’ 백만 원권 수표 10장, 총 1000만 원의 이체 내역은 수사의 결정적 역할을 하는 증거 제시가 될 것으로 보여지고 있다.

박 회장은 2009년 고인이 남긴 성상납 리스트가 세상에 폭로될 당시 받았던 경찰 조사에서 1000만 원의 이체 내역에 대해 “김밥을 잘 만들어서 돈을 줬다”며 “김밥 값”이라고 진술했다.

그러나 해당 사건은 검찰의 허술한 수사로 인해 무마됐다. 당시 무능했던 검찰은 수 많은 이들의 성상납 리스트는 뒤로한 채, 고인의 소속사 대표와 매니저만을 상대로 폭행과 명예훼손 등 혐의로 기소하는 선에서 수사를 마무리해 논란이 일었다. 나머지는 혐의가 있어도 ‘무혐의’로 종결지으며 불기소 처분 받았다. 검찰과 법원의 무능함이 여실하게 드러났던 사건이다. 우리 사회의 지도계층의 양면성과 부도덕함이 한 여배우의 죽음을 통해 드러났던 사건인 만큼 국민적 공분이 들끊고 있다.

하이트진로 박문덕 회장을 향한 검찰 과거사위(이하 과거사위)의 칼날이 서슬 퍼렇다. 과거사위는 고인에게 성상납을 요구한 박문덕 회장의 만행에 대해 면밀히 조사 중이다.

(사진=네이버 블로그 갈무리)
(사진=네이버 블로그 갈무리)

이에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해당 사건에 대해 듣지도 못했다.”며 “박문덕 회장이 일선에서 물러났고 개인사라 알 수 없다.”고 밝히고 있다.

한 때는 ‘카스’의 아성을 흔들며 1위에 자리에 우뚝 올라섰던 하이트 진로는 박 회장의 성추문이 세간에 알려진 이후부터 주가는 꾸준히 곤두박칠 치고 있다. 하루 속히 박 회장이 성상납 리스트에 대해 조속한 해명을 내놓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하이트진로는 여성 성상품화를 연상케하는 달력 제작으로 한 때 곤혹을 치른 바 있다. 이에 하이트진로는 “업소 측의 요청으로 소량 주문했다.”라고 책임을 전가했으나 그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이토록 사생활 문제로 장씨를 죽음으로 내몰고, 여성에 대한 인식 재고가 필요해 보이는 박 회장은 업무적으로도 또 한 번의 오너리스크를 달성한다.

(출처=하이트진로 홈페이지 갈무리)
(출처=하이트진로 홈페이지 갈무리)

박 회장 일가는 지난 2008부터 2017년까지 하이트진로가 맥주캔 제조 및 유통 과정에서 비상장 계열사인 ‘서영이앤티’를 끼워넣고 이 회사에 인력 및 도급비 등을 지원토록 해 총 43억원 상당의 일감을 몰아준 사실이 드러났다. ‘서영이앤티’는 박 회장의 장남인 박태영 부사장(58.44%)을 비롯해 박 회장(14.69%) 등 총수일가 지분이 99.91%에 달하는 계열사이다.

장자연리스트 논란이 사그라들지도 않은 시점에서, 그리고 검찰 조사를 받는 와중에도 일감 몰아주기를 통한 승계과정을 진행한 것이다. 이는 도덕적 해이 뿐 아니라 뻔뻔하기 짝이 없는 행위이다.

또한 하이트진로 경영진은 2013부터 2014년까지 납품업체 삼광글라스가 맥주캔 제조용 코일을 납품할 때 ‘서영이앤티’를 거치게 해 8억 5000만원 상당의 통행세를 갈취했다. 이들은 2014부터 2017년까지 삼광글라스가 글라스락 캡을 납품하는 과정에서도 ‘서영이앤티’를 거치게 해 18억 6000만 원가량의 통행세를 챙겼다.

하이트진로 경영진은 당사에 매출 의존도가 큰 삼광글라스를 ‘서영이앤티’에 납품하는 통행세를 걷는다는 명목으로 이용한 것이다.

통행세는 일감 몰아주기의 명목으로 공정위에서 금지하고 있는 것이다. 대형 유통마트에서 ‘갑질논란’으로 불거진 문제가 이곳에서도 자행되고 있었다. 절박한 사람의 심리를 이용해 이득을 챙기는 행위가 장씨 사건과 이리도 잘 맞아 떨어지는지 박 회장의 성공신화 뒷배경을 짐작케 한다.

따라서 공정위는 2018년 1월 하이트진로에 79억 5000만원, ‘서영이앤티’에 15억 7000만원의 과징금을 각각 부과하고 박 부사장 등을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한 바 있다. 검찰은 공정위 고발로 이 사건 수사에 착수한 것이다. 총 107여억 원에 이르는 과징금 철퇴를 내린 것이다.

또한 검찰은 조사 과정에서 ‘서영이앤티’가 하이트진로 지주회사 지분취득 과정에서 수백억원대 차입금을 부담하자 하이트진로 경영진이 부당지원을 했다고 결론지었다. ‘서영이앤티’는 하이트진로 지주회사 지분의 27.66%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하이트진로 경영진은 공정위 조사단계에서는 혐의를 부인했지만, 검찰수사 과정에서 모든 사실을 시인했다고 밝혔다.

이로 인한 오너리스크의 재발로 하이트진로의 주가는 떨어졌으며 현재까지도 업계 1위는커녕 업계에 불매 운동까지 일고 있다. 한 여성의 꿈을 짓밟고 사지로 내몬 일, 여성 성상품화 달력의 제작, 거기다 업무적 측면에서도 투명하지 않은 일감 몰아주기를 통한 승계, 이 세 가지로 하이트진로 박문덕 회장은 오너리스크 ‘트리플 크라운(3관왕)’을 달성하게 된다.

故 장자연씨는 세상을 떠났다. ‘장자연리스트’라는 4부에 달하는 문건에 본인의 주민등록번호, 도장까지 남기며 공인인증을 했다. 그러나 해당 사건의 몸통들은 모두 증거 불충분으로 혐의를 벗었다. 따라서 해당 사건의 열쇠는 과거사위가 쥐고 있다. 검찰 과거사위가 한 비련한 여인의 억울함을 풀어줄지, 나아가 이 사회 전반에 깔린 연예계와 재·정계의 유착관계에 대한 사슬을 끊어줄지 앞으로의 행보를 지켜봐야 할 것이다.

박문덕 회장은 과거 검찰 조사에서 김밥 값에 대한 진위와 같이 여행을 떠난 사실을 시인한 바 있다. 이번 사태의 해결에 있어서 가장 유력한 몸통으로 지목되고 있다. 故 장자연 성상납 리스트를 재수사하는 검찰의 역할은 귀추가 주목된다.

환경경찰뉴스 공성종 기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