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이스타항공 ‘보잉 737 맥스8’여객기 승객 거부에도 강행 운항 논란

12일 밤 자정까지 문제의 여객기 운항
승객 80명 극도로 불안한 상태에서 강제 탑승
이스타항공, “운행하면 안돼냐?”, “정상운행이었다”

  • 기사입력 2019.03.14 22:46
  • 최종수정 2019.03.15 11:21
  • 기자명 공성종 기자
공항 대기실에서 본 보잉 737 맥스 8(사진=환경경찰뉴스)
공항 대기실에서 본 보잉 737 맥스 8(사진=환경경찰뉴스)

이스타항공이 에티오피아에서 이륙이 전면 금지된 보잉 737 맥스 8 여객기를 12일 자정까지 운행을 강행했단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며 논란이 커지고 있다.  12일 자정 베트남 푸쿠옥 공항에서 인천으로 향한 문제의 여객기는 승객 80여명을 태우고 착륙했다. 그러나 문제의 여객기에 탑승한 승객들은 5시간 넘는 비행시간 동안 극도로 불안한 상태에서 긴장감을 늦추지 못해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일부 승객은 12일 푸쿠옥 공항에서 출발하는 이스타항공의 보잉737 맥스 8 탑승을 거부하고 다른 여객기로 갈아타기까지 했다.  자칫 안전불감증 문제로 많은 생명을 잃을 수도 있었다는 비난들이 나온다. 

9일 인천공항 게이트 상황(사진=환경경찰뉴스)
9일 인천공항 게이트 상황(사진=환경경찰뉴스)

본지에 이스타항공의 보잉 737 맥스 8 운항과 관련해서 제보를 한 A씨에 따르면, 해당 항공사는 9일 오후 7시 40분 이륙 예정이던 인천발 베트남 푸쿠옥행 여객기를 운행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이날 푸쿠옥으로 떠나기로 한 여객기는 긴급안전 점검에 들어가며 장시간 연착됐다.

(사진=환경경찰뉴스)
(사진=환경경찰뉴스)

상황을 모르던 푸쿠옥행 여객기 운행을 기다리던 탑승객들은 출국 게이트 앞에서 5시간 이상 줄을 서가며 기다리는 진풍경이 그려졌다.  일부 탑승객은 옷을 얇게 입고 온 탓에 추위에 떨며 캐리어에서 가져온 옷을 몇 벌씩 끄내 겹쳐 입는 진풍경도 그려졌다.

결국 이날 9일 오후 7시 40분 인천공항에서 출발하기로 한 이스타항공의 베트남 푸쿠옥행 도착 여객기는 5시간이 지난 10일 새벽 12시 40분에 이륙했다.

보잉 737 맥스 8 기내 시트(사진=환경경찰뉴스)
보잉 737 맥스 8 기내 시트(사진=환경경찰뉴스)

그러나 해당 여객기에 탑승했던 승객 80여명은 자신들이 탑승한 여객기가 에티오피아 추락 사고로 이륙이 금지된 보잉 737 맥스 8 모델이란 사실을 뒤늦게 알았다. 10일 오전 6시 인천공항을 떠나 푸쿠옥공항에 도착한 승객들은 자신들이 타고 온 여객기와 같은 기종이 에티오피아에서 추락했다는 사고 소식을 듣고 불안감이 커지기 시작했다.

10일 에티오피아에서는 보잉 737 맥스 8여객기 추락사고로 전 기종 모두 이륙을 금지했다. 기체결함이 의심되는 상황이였기 때문이다. 이 사고로 157명의 승객 전원 사망했다. 문제의 여객기는 4개월 전에도 인도네시아에서 추락하는 사고로 승객 189명 모두 사망했다.

상황이 여기까지 오자, 13일 美 트럼프 대통령은 보잉 737 맥스 8 여객기 운항을 잠정 전면 금지하기로 결정하며, 결함 조사를 철저히하고 나선 상태다.

우리나라는 미국에 이같은 발표가 있기 전까지 문제의 항공기를 안전점검만 하는 데 그쳤다.

13일 전까지 무려 2틀이란 기간 동안 국토교통부는 보잉 737 맥스 8 여객기에 대해 대대적인 안전성만 검토했다.

이사이 이스타항공은 문제의 여객기 운항을 위해 국토교통부에 모든 책임을 미룬 채, 12일 자정까지 운항을 강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사진=환경경찰뉴스)
(사진=환경경찰뉴스)

12일 새벽 이스타항공이 운항한 보잉 737 맥스 8은 이같은 우려를 모두 뒤로하고 승객 80여명을 태운 채, 베트남 푸쿠옥공항을 떠나 무사히 인천공항에 착륙했다.  

그러나 이스타항공 측이 문제의 여객기에 승객들을 탑승시키기 위해 기종을 속인 사실이 밝혀지며 심각한 안전성불감증을 표하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자칫 해당 항공사의 안전불감증으로 인해 세월호와 같은 인명피해를 낳을 수도 있었다고 이날 비행기에 탑승했던 승객들은 성토하고 있다.

12일 베트남 푸쿠옥 공항에서는 이스타항공의 보잉 737 맥스8 탑승을 거부하는 승객들의 반발로 인해 들썩였다. 항공사는 승객들의 반발이 거세지자 해당 기종이 OLD기종이라고 속인 것으로 확인된다.

그러나 이날 푸쿠옥 공항에서 문제의 여객기가 이륙하기 1시간 전 현장에 있었던 이스타항공 승무원은 승객들이 탑승하게 될 기종이 OLD가 아닌  보잉737 맥스 8기종이라고 정정했다.

이 때문에 대다수의 승객들은 극도로 불안한 긴장감을 안고 강제로 비행기에 떠밀려 탑승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날 문제의 여객기 탑승을 거부했던 제보자 A씨는 당시 상황은 아비규환이었다고 전했다.

보잉737 맥스8에 올라탔던 승객 80여명 모두 겁에 잔뜩 질린 상태에서 장차 5시간이 넘는 운항의 고통 시간을 견딘 것으로 전했다.

A씨는 “목숨을 건 5시간의 비행이었다”고 말했다.

 

(사진=환경경찰뉴스)
(사진=환경경찰뉴스)

 

이스타항공은 탑승을 거부하는 사태를 막기 위해 기장이 승객을 압박했단 지적의 말들도 나온다.

급기야 현장에서는 승객들이 우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한 승객은 두려움에 떨며 이스타항공이 운행하는 문제의 여객기 이륙 시간이 다가오자 “우리도 생각할 시간을 달라”며 읍소했으며 여성 및 아이들은 극도로 불안한 상태에서 급기야 울음을 터트렸다. 

그러나 현장에 있던 이스타항공 기장과 승무원은 이륙 시간에 맞춰, 수화물 회수 금지, 단순변심에 의한 취소는 환불불가라고 통보하며 승객들을 강제로 떠밀어 비행기에 탑승시켰다.

이스타항공이 강제로 떠미는 상황에서도 승객 중 세 가족은 모든 수화물과 환불조치를 포기하고, 탑승을 거부했다.

이날 베트남 푸쿠옥 공항을 떠나 인천공항에 착륙한 이스타항공의 보잉737 맥스8 여객기는 신의 가호가 깃들며 무사히 도착했다.

보잉737 맥스 8 결함 논란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자 13일 이스타항공 측도 해당 항공기 모델을 잠정 운항 중단하기로 결정하고 나섰다.

그러나 12일 운항의 고통을 잊지 못한 80여명의 승객들은 그 당시 생생하게 떠올랐던 아찔한 상황을 잊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른 항공사의 사과를 요구하고 나서고 있다.

문재인 정부들어 세월호 사고 이후 우리 사회에 만연했던 안전불감증으로 인한 사고 예방·방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충북 제천에서 발생했던 화재사고부터 시작해 KTX탈선 사고 등 우리 주변에서는 안전불감증으로 인한 사고가 많았다.

그러나 이스타항공 측은 안전불감증 우려로 지적될 수 있었던 이번 운항에 대해 문제될 게 없다는 태도를 보인다.

중국과 영국 등에 세계 각 국은 보잉737 맥스 8 운항을 중단한 상태였다. 문제의 여객기를 수출한 미국도 13일, 뒤늦게 나마 조치에 들어갔다.

그러나 이 모든 사실을 알고 있었던 이스타항공은 미국과 똑같은 시점에서야 보잉 737 맥스 8에 대한 운행을 중단했다.

이에 이스타항공 홍보실 이창길 팀장은 12일 보잉 737 맥스 8을 운행·강행한 것과 관련해서 “운행하면 안돼냐?”라며 “정상운행이었다”라고 답변했다.

이 관계자는 안전사고의 리스크를 안고서도 12일 운행을 강행한 배경에 대해서 묻는 본지 기자 질문에 대해서도 “결함이 발견됐냐?”며 반문하기까지 했다.

생명 경시의 끝을 달리고 있다는 비난을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

2019 국가안전대진단은 행정안전부가 주관하는 행사로 안전불감증으로 인한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자기진단을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

이스타항공의 적절치 못한 항공기 운행으로 인해 애꾿은 승객들이 불안에 떨어야 하는 상황까지 벌어지며 안전불감증 인식의 중요성을 깨닫는 태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환경경찰뉴스 공성종 기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관련기사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