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철근 누락' 사태의 또 다른 측면인 설계와 감리 업무 역시 LH출신들이 자리하고 있는 전관 업체가 주축을 이루었음이 확인되며 단순한 공사 결함 이상의 문제로 떠오르고 있는 상황다. 뒤늦게 철근 누락이 확인된 5개 아파트 단지 역시 전관 업체들이 설계·감리를 도맡아 해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국민의힘 소속 박정하 의원은 오늘(17)일 LH에서 제출한 자료를 통해 이번 사건의 파문이 더욱 깊어지고 있음을 드러냈다. LH가 은폐했다가 추가 공개된 지하주차장 철근이 누락된 5개 아파트 단지 모두 LH 출신 전관 업체들이 설계와 감리 업무를 사실상 싹쓸이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5개 아파트 단지는 준공이 완료된 화성남양뉴타운 B-10BL, 평택소사벌 A7, 파주운정3 A37과 현재 공사 중인 고양장항A4, 익산평화(정비사업) 단지로 확인되었다. 이들 아파트 단지의 설계와 감리를 맡은 업체는 총 21개였으며, 그 중 15개 업체가 LH 출신을 낀 전관 업체였다.
놀랍게도, 앞서 LH의 전수조사로 확인된 철근 누락 15개 아파트 단지의 설계·감리도 이번에 확인된 15개 전관업체가 중복 수주했다. 이로써 LH의 부실한 사업 관리와 적절하지 못한 계약 체결에 대한 의문이 더욱 커져가고 있다.
박정하 의원은 "LH가 전관 업체들이 설계·감리를 맡은 5개 철근 누락 단지에 대해 자의적인 판단으로 발표에서 제외하고 사장에게도 보고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며 "이번 기회에 LH의 부패 행위를 발본색원해 신뢰받는 공기업으로 다시 태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사건은 LH의 신뢰도 하락과 공공 시설의 안전성에 대한 우려를 일으키며, 정부와 국회의 강력한 대응이 필요한 상황이다. 사태의 진상규명과 관련자의 엄정한 처벌은 물론, 이와 더불어 향후 공공 사업의 투명성과 정확성을 확보하기 위한 체계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게 요구되고 있다.
환경경찰뉴스 조희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