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치킨의 비밀① BHC 고올레산 해바라기유에 실리콘 윤활제 사용

식품 장비에 바르는 윤활제를 튀김용 기름에 사용
실리콘 윤활제 첨가로 기름의 발연점 높여 튀기는 시간 단축
소비자 기피 첨가물 올레오레진로즈메리, D-토코페롤 함유
향신료 올레오레진류 식육류 첨가 금지 명시에도 사용

  • 기사입력 2019.03.27 15:50
  • 최종수정 2020.01.02 02:17
  • 기자명 조희경 기자 기자
(출처=BHC 홈페이지 갈무리)
(사진=BHC 홈페이지 갈무리)

 

치킨프랜차이즈 브랜드의 대명사인 BHC가 그간 고올레산 해바라기유에 실리콘 윤활제를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BHC는 롯데푸드로부터 주문 제작한 상품 BHC 고올레산 해바라기유를 치킨을 튀기는 기름에 사용하고 있다. 이는 BHC의 전 인수 기업이었던 제너시스 BBQ에서 내놓은 올리브유의 기름과 흡사하다.

BBQ에 이어 올레산 함유량이 80% 이상 높은 BHC의 고올레산 해바라기유는 몸에 좋은 기름에 튀긴 치킨의 이미지를 심어주며 시장에서 선풍적인 인기몰이로 이제는 BBQ와 경쟁구도를 갖추고 치킨 브랜드 입지를 확고히하고 있다.

그러나 건강에 좋은 기름이라고 알려진 BHC의 고올레산 해바라기유에는 발연점이 낮다는 문제를 안고 있어 발암성 논란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이는 BBQ의 올리브유의 논란과 같은 맥락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BHC는 고올레산 해바라기유에 실리콘 윤활제를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실리콘 윤활제가 들어간 소포제를 사용함에 따라 튀김류 기름에 생기는 거품을 억제하고 발연점을 높였다.

실리콘 윤활제의 이름이 적시된 문서(좌)와 해당 실리콘 윤활제가 들어간 소포제 사용시 1ppm당 0.00001%를 기준한다고 명시한 문서(자료=한국다우코닝(주) 제공)
한국다우코닝(주)에서 제공한 가이드 지침서다. 해당 실리콘 윤활제를 소포제(거품 제거제)로 사용하는 경우 천 단위를 환산한 1ppm당 0.00001%를 기준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자료=한국다우코닝(주) 제공)

 

BHC가 롯데푸드로부터 납품받은 주문제작 상품 ‘BHC 고올레산 해바라기유’ 튀김용 기름에는 글로벌 실리콘 제조 기업인 다우코닝의 국내 지사 한국다우코닝(주)으로부터 공급받은 실리콘 윤활제인 제품명 XIAMETER™ PMX-200 Silicone Fluid, 350 cSt, Food Grade가 첨가된다.

그러나 한국다우코닝이 롯데푸드에게 공급한 실리콘 윤활제는 튀김류 기름에 들어가는 첨가제가 아닌, 식품에 닿는 장비 윤활제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한 자세한 설명으로 한국다우코닝(주) 관계자는 “해당 실리콘 윤활제는 식품에 첨가가 아닌 식품에 접촉할 수 있는 윤활제다”며 “주로 식품 장비에 기름을 칠하는 윤활제로 사용하고 있다”고 답했다.

또한 “식품 첨가 기준은 따로 명시하고 있지 않다”며 “거품을 억제하는 소포제로 사용하는 경우에는 1ppm당 0.0001%를 기준 하라고 명시하고 있다.”며 “극소량인 만큼 사용에 주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본지가 한국다우코닝(주)로부터 받은 가이드 지침서에 따르면, 실리콘 윤활제를 거품을 억제하는 소포제로 사용하는 경우에는 사용량을 극소량으로 제한하고 있었다.

그러나 해당 가이드 지침서에는 실리콘 윤활제를 거품을 억제하는 용도인 소포제에 사용하는 경우에 대해서만 기준치를 명시하고 있을 뿐, 식품 첨가 용도에 대해선 명시하지 않고 있다.

해당 실리콘 윤활제를 소포제로 사용하는 경우 1ppm당 0.0001%를 기준 하고 있다. 1ppm은 천 단위를 환산한 기준으로 이에 0.0001%라고 하면 절대적으로 측정이 불가한 불가사의한 수치를 일컫는다.

BHC의 고올레산 해바라기유에는 국제적으로 해양 방류가 금지된 유해물질인 폴리 디메틸 실록산이 90%이상 들어간 실리콘 윤활제가 소포제(거품 제거제)로 사용되고 있다.(출처=한국다우코닝(주) 제공)
BHC의 고올레산 해바라기유에는 국제적으로 해양 방류가 금지된 유해물질인 폴리 디메틸 실록산이 90%이상 들어간 실리콘 윤활제가 소포제(거품 제거제)로 사용되고 있다.(출처=한국다우코닝(주) 제공)

 

BHC에서 사용하는 고올레산 해바라기유에 들어간 실리콘 윤활제는 폴리 디메틸 실록산(Dimethyl siloxane, trimethylsiloxy-terminated)이 들어간다.

롯데푸드가 한국다우코닝으로부터 받은 실리콘 윤활제에 들어간 폴리 디메틸 실록산의 물질 안전 보건자료(MSDS)에는 취급 시 주의사항에 대해 명시하고 있다.

폴리 디메틸 실록산은 근로자가 취급할 시 눈에 들어가는 것을 피해야 하고, 피부의 접촉, 흡입과 삼킴에 있어 주의를 요구하는 물질이다.

폴리 디메틸 실록산을 삼킬 경우 구토를 유발하지 말아야 하며 물로 입을 철저히 씻어낸 후에도 증상이 나타나면 의사의 검진을 받아야 한다.

특히 폴리 디메틸 실록산은 공기 중에 150℃(300℉)이상으로 가열하게 되면, 미량의 포름알데히드를 방출할 수 있다.

그러나 BHC는 몸에 좋은 기름이라고 알려진 고올레산 해바라기유에 해양배출 금지 항목의 유해물질인 폴리 디메틸 실록산으로 구성된 실리콘 윤활제를 소포제로 사용했다.

이에 BHC 관계자는 “튀김을 할 때 거품이 생기기 때문에 소포제를 사용해야 한다”며 “실리콘 소포제는 발연점을 높이고 거품을 억제하는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폴리 디메틸 실록산이 들어간 소포제는 최근 바다로 배출되는 양도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다. 폴리 디메틸 실록산이 들어간 소포제가 해양 오염의 주범으로 지목되며 제2의 가습기 참사를 불러올까 우려되고 있다. 폴리 디메틸 실록산이 들어간 소포제는 바다로 흘러나가면 어류는 물론 사람에게도 호흡기 및 생식능력 손상 등을 일으키는 유해한 물질로 알려져 있다.

2008년 제정된 해양환경관리법에 따르면 폴리 디메틸 실록산은 ‘유해액체물질’로 분류되며, 해양배출을 제한해야 하는 ‘Y 물질’로 명시하고 있다. 폴리 디메틸 실록산은 국제적으로도 해양 방류가 금지된 물질이다.

그러나 아직도 우리 산업 전반에서는 환경부의 유해화학물질관리법과 고용노동부의 산업안전보건법이 서로 다른 탓에 이제는 공장에서 취급되는 독성물질이 생활 속 가정으로까지 알게 모르게 깊숙이 자리 잡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기준으로 제시한 식품공전에 따르면 소포제에 들어가는 실리콘(규소수지) 규격에 대해 명시하고 있다.

그러나 소포제에 들어가는 실리콘의 구성성분인 이산화규소의 규격 외에는 유해물질인 폴리 디메틸 실록산의 규격은 언급하지 않고 있다.

국제 암연구소(IRAC)에서 이산화규소(실리콘)는 발암성을 유발하는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로 2분류 나누고 있다.

그러나 식품공전에서는 이에 따른 기준 제시 또한 명확히 하지 않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이 같은 탁상행정은 가습기 참사 때의 기억을 되새기게 할 수 있어 이에 따른 기준 지침 또한 명확히 제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아울러 문제의 고올레산 해바라기유를 제조한 롯데푸드는 폴리 디메틸 실록산이 들어간 실리콘 소포제가 튀김류 기름에 첨가된 이유에 대해 모르쇠로 일관하며 책임을 전적으로 주문제작업체인 BHC에 떠넘기고 있다.

롯데푸드 관계자는 “해당 제품은 BHC 제품이기 때문에 BHC에 문의하라.”며 “실리콘이 들어간 여부에 대해서는 전할 말이 없다.”고 답했다.

식품공전에 올레오리진은 식육류에 들어갈 수 없다고 명시돼 있다.(출처=식품안전나라 홈페이지 식품공전 갈무리)
식품공전에서 올레오리진은 식육류에 들어갈 수 없다고 명시돼 있다.(출처=식품안전나라 홈페이지에서 식품공전 검색 결과 갈무리)

 

한편 이외에도 BHC 고올레산 해바라기유에는 소비자가 기피 하는 식품 첨가물도 사용됐다. BHC 고올레산 해바라기유에는 ▲기름의 발연점과 거품을 억제하기 위한 실리콘 윤활제가 들어간 소포제와 ▲라면 첨가제로 주로 쓰이는 올레오레진로즈메리와 d-토코페롤(혼합형)이 사용됐다.

이에 BHC측은 “고올레산 해바라기유에서 기름이 99.9494%라고 하면 실리콘을 포함한 부재료 첨가물은 0.0506% 들어간다”고 밝혔다.

식품공전에 따르면 BHC 고올레산 해바라기유에 들어가는 향신료 올레오레진로즈메리는 식육류 첨가를 금지하고 있다.

그러나 BHC는 올레오레진로즈메리를 신선육을 튀기는 기름에 첨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업체 측은 별다른 대답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이에 따른 식품의약품안전처 제재가 잇따라야 할 것으로 보인다.

 

환경경찰뉴스 조희경 기자

[치킨의 비밀 1편에서 BHC 고올레산 해바라기유의 진실을 보도하였다면, 이어 보도되는 2편에서는 BBQ 올리브유의 가려진 궁금증을 파헤칩니다. 독자 여러분들의 계속적인 관심과 응원을 부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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