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 이지스함' 불법 입찰 조작 의혹, 경찰 방위사업청 압수수색

보안규정 삭제해 HD현대중공업에 유리하게 입찰 조작 의혹

  • 기사입력 2023.08.17 13:40
  • 최종수정 2023.08.17 20:02
  • 기자명 조희경 기자
개발비 1조 6천억 원, 건조비 6조 원의 예산이 투입되는 초대형 방위사업 KDDX에 대한 방위사업청 소개 영상(사진=방위사업청 홍보 영상 갈무리)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사업의 선정 과정에서 발생한 불법 입찰 조작 의혹에 대한 조사가 한층 더 격화되었다. 경찰청 중대범죄수사과는 오늘(17일) 오전 9시 50분부터 경기 과천시에 위치한 방위사업청을 대상으로 압수수색을 벌이고 있다.

이 의혹의 중심에는 '미니 이지스함'이라고도 불리는 KDDX 사업이 있다. 이 사업은 2030년까지 약 7조8000억원을 투입하여 6000t급 함선 6척을 실전 배치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그러나 이런 국가적 대사업의 중심에서 이루어진 입찰 조작 의혹이 큰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포커스는 2019년 9월 방위사업청이 규정을 변경했다는 점에 집중되고 있다. 해당 규정 변경은 보안사고에 따른 감점 사항을 삭제한 것으로,HD현대중공업에 유리한 입찰 조건을 조작했다는 의혹과 연결된다. 이 결과로 2020년 HD현대중공업은 0.056점 차이로 대우조선해양(현 한화오션)을 제치고 사업자로 선정됐다.

더욱이, 2014년 대우조선해양이 작성한 KDDX의 개념설계도가 HD현대중공업 관계자에게 유출된 사건이 이전에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방위사업청은 이를 감점 대상에서 제외한 것으로 드러났다. 해당 사건과 관련하여 한 해군 예비역 장교는 이미 유죄 판결을 받은 상황이다. 이와 관련, HD현대중공업 직원들은 2020년 5월 대우조선해양의 설계도를 불법으로 촬영한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다.

방위사업청 측은 이날, 국방부 정례 브리핑에서 "현재 경찰에서 압수수색을 진행 중이며, 수색을 받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혐의에 대해 말할 사항은 없다"고 전했다. 

앞으로 경찰은 압수된 자료를 분석한 뒤, 입찰 조건을 변경한 의혹을 받고 있는 당시의 방위사업청 고위 관계자들을 상대로 본격적인 조사에 들어갈 예정다.

환경경찰뉴스 조희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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