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바게뜨, 주52시간 맞추려 무리한 단축근무 강요...노동강도 심화 우려"
"파리바게뜨, 주52시간 맞추려 무리한 단축근무 강요...노동강도 심화 우려"
  • 한주선 기자
  • 승인 2018.07.10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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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섬식품노조 "5400여명의 제빵, 카페 노동자들에게 충분한 설명과
협의 없이 일방적인 단축근무 강요해 현장 곳곳에서 혼란 가중돼"
화섬식품노조 홈페이지 캡쳐.
화섬식품노조 홈페이지 캡쳐.

[환경경찰뉴스=한주선 기자] 파리바게뜨가 주52시간(주 12시간 연장근로 한도) 시행을 위해 전국 3500여개 매장에 근무하는 5400여명의 제빵, 카페 노동자들에게 충분한 설명과 협의 없이 일방적인 단축근무를 강요해 현장 곳곳에서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이달 1일부터 시행되는 주52시간 관련해 파리바게뜨 자회사인 피비파트너즈는 지난달 8일 “주52시간 운영 방안 안내 건”을 통해 ‘생산 등급별로 단축근무’를 실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 방안에 따르면 파리바게뜨 점포의 생산등급에 따라 1~4등급은 1일 1시간 단축하고, 5~7등급은 1일 30분씩 단축하겠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문제는 1일 근무시간을 단축하면서도 생산량 조절에 대해서는 뚜렷한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어, 현장의 혼란과 불만이 곳곳에서 터져나오고 있다.

화섬식품노조(파리바게뜨지회)는 "현장 관리자들이 회사 방침을 시행하기 위해 본인과 충분한 설명이나 협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단축근무를 강요해 곳곳에서 마찰이 발생하고 있다"고 10일 밝혔다.

노조는 하루 생산량은 그대로 둔채 근무시간만 단축하면 그에 따른 노동강도가 강화되는 것이 필연적인데도, 이에 대한 대책을 보장하지 않는다면 결국 일은 그대로 하고 실질 임금만 깍이는 ‘공짜 노동’만 강요당하는 셈이라고 주장했다.

실례로, 지난 8일 경기지역 OO매장에 근무하고 있던 제빵기사 A씨는 하루 전날 단축근무(30분)를 지키지 않았다는 이유로 현장 관리자(BMC) B씨로부터 “왜 단축근무 하지 않았냐, 어떡할거냐” “왜 내가 피해를 당해야 하냐” “그냥 안넘어 간다” 등의 협박성 전화를 장시간 받아야 했다. 그런데 제빵기사 A씨는 이미 기존에 생산하던대로 물량을 하루 전에 준비해서 당일 생산을 진행하고 있던 중이었고, 그러던 중에 BMC로부터 전화를 받아서 ‘단축근무니까 일찍 퇴근하라’는 지시를 받았다. 그러나 제빵기사 A씨는 생산 중에 있던 물량을 그대로 두고 나갈 수 없어서 결국 마무리까지 다하고 나갔다. 당시 그 BMC는 점주한테 케익 생산량 줄여준다고 얘기 다 됐으니 빠지라고 했지만 제빵기사 A씨가 점주로부터 별도의 얘기를 들은 바는 없었다.

특히, A씨는 단축근무를 전화로 지시받는 상황에서 “그렇다면 앞으로는 어떻게 돼냐, 나는 8일 휴무 원한다”는 요구를 전달했으나, B관리자는 “8회 휴무는 법적 사항도 아니다”등의 발언으로 정당한 법적 휴무 요구를 묵살하여 위법 논란까지 불러일으키고 있다. ‘8회 휴무 보장’은 불법파견 문제로 노사갈등을 겪고 있던 작년 말에 회사가 상생회사를 주장하면서 공공연히 약속했던 부분이기도 하다.

더구나 이 관리자 B씨는 지난 3월 말 경에 있었던 일명 ‘쿠키 도난 사건’ (매일노동뉴스 2018. 06. 05일. [억울한 파리바게뜨 제빵기사] “빵 못생겼다, 네가 사 가라”) 당시에도 제빵기사의 해명은 제대로 듣지도 않고 “사과부터 하라”며 제빵기사 B씨로부터 사직서까지 강요했던 관리자이다. 당시 매장 점주는 제빵기사의 업무상 과실에 대해서까지 손해배상을 운운하며 일천만원을 요구했던 바 있는데, 당시 이 관리자 B씨는 “500만원까지 물어낸 적 있다”며 제빵기사에게 덮어놓고 합의를 종용하다가 여의치 않자 회사로 불러들여 사직서를 강요했다.

노조의 항의로 사직서는 돌려받았지만, 그 이후 회사는 제빵기사 A씨만 징계조치(감급)하고 관리자 B씨에 대해서는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노조는 이러한 회사의 불공평한 처사가 바로 과거 불법파견 시절의 인력운영 행태와 조금도 달라진 게 없다고 지적했다.

파리바게뜨의 주52시간제 운영 방안은 자회사 피비파트너즈로 넘어오면서 작성했던 근로계약서를 일방적으로 변경하는 위법 소지도 안고 있다. 근로계약서는 ‘1일 9시간 근무’로 1일 1시간의 연장근로를 보장하기로 명시한 바 있다. 그런데 단축근무를 시행하면서는 근로계약서 변경에 대한 동의 절차 없이 일방적 시행을 하고 있는 셈이다.

또한 실제 근무시간과 달리 ‘출퇴근 기록만 변경하여 주52시간 한도를 맞춘 후 법적 기준을 넘어서는 실제 연장근무 시간에 대해서는 월말에 보상하겠다’는 편법을 지시하는 경우도 나타나고 있어서 혼란이 확산되고 있다.

나아가 인력 충원 등의 제대로 된 대책 없이 현장 관리자들이 무리하게 단축근무를 강요하는 과정에서 발생될 수 있는 불법 논란도 우려되는 대목이다. 관리자들의 일방적 단축근무 지시로 생산량이 남아 있더라도 일단 단축근무에 맞춰서 퇴근 카드를 찍고, 남은 일을 더 하고 가야하는 상황까지 발생하고 있어서 과거 논란이 됐던 ‘임금꺽기’ 문제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노조는 주52시간 관련한 현장의 마찰이 계속되고 있는 점에 대해 과거 불법파견 협력업체의 불법 인력운영 행태를 청산하지 못한 자회사(피비파트너즈)의 한계 때문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