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증권, 이화전기 거래 논란... 업계 "부실기업 투자금 다른데 포켓됐나?" 의혹 확산

'무늬만 투자' 논란과 김영준 이화그룹 회장의 '이용호 게이트' 과거 범죄 재조명

  • 기사입력 2023.10.11 18:08
  • 최종수정 2024.01.08 20:09
  • 기자명 조희경 기자
메리츠증권이 수백억을 투자한 김영준 이화그룹 회장은 2001년 김대중 정부시절 '이용호 게이트'라는 권력형 비리사건의 배후로 밝혀지기도 했다. 이용호 전 지엔지그룹 회장이 주가를 조작해 수백억 원의 부당이익을 얻은 이용호 게이트 사건은 로비 의혹으로 확대되어 큰 사회적 파장을 일으켰다.

메리츠증권과 이화전기 간의 거래 논란이 국회 국정감사의 중심 이슈로 주목받고 있다. 11일 정치권에 따르면, 최희문 메리츠증권 대표이사 부회장이 17일 금융감독원을 대상으로 하는 국회 정무위원회 국감에서 이화전기 거래와 관련하여 증인으로 소환될 예정이다. 이 거래의 복잡한 내막이 대중 앞에 드러나며 금융권 전반의 관심사로 부상하게 되었다.

이화전기는 김영준 이화그룹 회장의 횡령·배임 혐의로 주식의 매매 거래가 정지된 지난 5월10일, 메리츠증권이 보유하고 있던 주식 5838만2142주(32.22%)를 전부 매도하였다는 공시를 했다. 이러한 매도 타이밍이 주목을 받으면서 메리츠증권이 이화전기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에 400억원을 투자한 후 주식으로 전환하여 장내에서 매도하는 전략을 택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자료=금융감독원 제공)
(자료=금융감독원 제공)

금융감독원은 이날, 메리츠증권의 사모 전환사채(CB) 기획검사 중간 결과를 통해 '무늬만 투자' 논란이 일부 사실로 확인되었다고 밝혔다. 메자닌(CB·BW) 제도는 회사채를 통한 자금 조달이 어려운 회사에 모험 자본을 공급하는 것이 목적이지만, 메리츠증권은 담보 채권 등을 통해 원금을 그대로 보장받으면서 중개수수료만 취득하는 정황이 드러났다. 이에 금감원은 추가 현장조사를 예고했다. 

이에 따라 금융업계에서는 메리츠증권이 부실기업인 이화전기의 전환사채에 큰 금액을 투자했다는 것은 실제로 메리츠증권의 자금이 이화전기로 이동해 다른 곳으로 유출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메리츠증권의 돈이 이화전기를 통해 다른데로 흘러갔을 가능성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하면서, 투명한 자금 흐름 파악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이와 함께 김현 이화그룹 소액주주 연대 대표도 금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참고인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김 대표는 이화전기의 거래 정지 사태와 관련하여 국정감사에서 발언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김영준 이화그룹 회장에 대한 과거 범죄 이력이 눈길을 끈다. 김영준 회장은 서울 명동에서 사채업을 하며 기업 인수합병(M&A) 시장에서 '큰손'으로 이름을 날렸다. 특히, 그는 2001년 김대중 정부시절 '이용호 게이트'라는 권력형 비리사건의 배후로 밝혀지기도 했다. 이용호 전 지엔지그룹 회장이 주가를 조작해 수백억 원의 부당이익을 얻은 이용호 게이트 사건은 로비 의혹으로 확대되어 큰 사회적 파장을 일으켰다.

환경경찰뉴스 조희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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