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집단 사직 지침글 올린 의료인 커뮤니티, 경찰 강제수사 돌입

병원 자료 삭제 종용한 커뮤니티 게시글 논란 속, 첫 강제수사 실시

  • 기사입력 2024.02.23 13:05
  • 최종수정 2024.02.23 13:17
  • 기자명 조희경 기자
전공의들의 집단 사직을 촉구하며 병원 자료 삭제를 종용하는 내용의 지침 게시글(사진=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전공의들의 집단 사직을 촉구하며 병원 자료 삭제를 종용하는 내용의 지침 게시글(사진=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최근 전공의들의 집단 사직을 촉구하며 병원 자료 삭제를 종용하는 내용의 게시글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사건과 관련하여, 경찰이 업무방해 혐의로 해당 커뮤니티 운영 업체에 대한 강제수사에 나섰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지난 22일, 의사와 의대생들이 주로 이용하는 '메디스태프' 애플리케이션 업체의 본사에 대해 압수수색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이번 수사는 전공의 집단 사직 이후 첫 강제수사로, 의료계 내부에서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해당 온라인 커뮤니티에 게재된 "[중요]병원 나오는 전공의들 필독!!"이라는 제목의 게시글은 사직하는 전공의들에게 병원 전산 자료를 삭제하거나 변조하고, 비밀번호를 변경할 것을 요구하는 내용이었다.

게시글에는 "인계장 바탕화면, 의국 공용 폴더에서 지우고 나와라. 세트오더도 다 이상하게 바꿔 버리고 나와라. 삭제 시 복구 가능한 병원도 있다고 하니까 제멋대로 바꾸는 게 가장 좋다"는 지시가 포함되어 있었다. 이와 더불어 PA(진료보조·Physician Assistant) 간호사가 전공의의 업무를 수행하지 못하도록 하는 방법과 사직 의사를 명확히 하기 위한 조치도 제안됐다.

해당 게시글은 전공의들의 단체행동이 공식화된 상황에서 올라왔으며, 이에 대한 신고를 받은 경찰은 IP 추적을 통해 게시자를 특정하고자 하는 등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메디스태프에 대한 압수수색을 통해 서버, PC, 노트북 등이 확보되었으며, 이 자료들을 바탕으로 논란의 게시글 작성자에 대한 조사가 이루어지고 있다.

본 사건에 대해 법무부, 행정안전부, 대검찰청, 경찰청은 의료계 집단행동에 엄정 대응할 것임을 밝힌 바 있다. 특히, 집단행동을 주도하는 이들에 대해서는 원칙적으로 구속수사를 진행하겠다는 방침을 강조했다.

이번 사건은 의료계 내부의 복잡한 문제를 드러내는 동시에, 공공의료 체계에 대한 심각한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경찰은 관련 수사를 계속 진행 중이며, 의료계와 국민의 건강을 위협하는 행위에 대해 엄중히 대처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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