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전공의 의료현장 이탈 대응 '공중보건의 명단' 유출 사건…"현직 의사로 특정돼"

의료계 집단 사직 대응 공보의 정보 노출 사건, 사이버수사대 수사 본격화

  • 기사입력 2024.03.25 14:42
  • 최종수정 2024.03.28 15:18
  • 기자명 공성종 기자
온라인 커뮤니티 '메디스태프' 대표 기 모 씨가 25일 오후 집단행동에 불참한 전공의 명단인 '전공의 블랙리스트'가 온라인에 올라온 것과 관련한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에 출석하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메디스태프' 대표 기 모 씨가 25일 오후 집단행동에 불참한 전공의 명단인 '전공의 블랙리스트'가 온라인에 올라온 것과 관련한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에 출석하고 있다.

최근 의료계가 겪고 있는 전공의 집단 사직이라는 심각한 위기에 대응해 파견된 공중보건의(공보의)들의 명단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유출되었는데, 이를 유포한 게 현직 의사라는 사실이 밝혀져 사회에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이번 명단 유출 사건은 의료현장을 이탈한 전공의들의 업무 공백을 메우기 위해 정부가 지난 11일 상급종합병원에 파견한 공중보건의 158명의 명단이 온라인 커뮤니티 '메디스태프'에 공개되면서 시작됐다. 게시된 문서에는 파견 공보의들의 이름은 가려진 상태로 소속만 명시되어 있었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개인정보보호법 및 공무상비밀유출 혐의로 이 사건의 게시자를 입건하고 수사에 착수했다. 25일, 조지호 서울경찰청장은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게시자가 현직 의사임을 확인했으며, 수사를 통해 사실 여부를 계속 확인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조 청장은 "게시자를 특정했기 때문에 관계자를 불러 사실 여부를 확인할 것"이라며 "(글 게시자에게) 의사 면허가 있는 것은 확실하다"고 언급했다.

메디스태프 커뮤니티는 주로 젊은 의사들이 사용하는 온라인 플랫폼으로, 최근에는 '전공의 사직 지침', '전공의 블랙리스트'와 같은 논란의 글들도 게재되어 연이어 사회적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경찰은 이날, 메디스태프 기 모 대표와 최고기술책임자(CTO), 기술직 직원에 대한 첫 소환조사를 진행하고, 증거 은닉 시도 혐의로 입건하는 등 관련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한편, 의사 총궐기 집회에 제약회사 영업사원이 동원됐다는 의혹에 대한 경찰 수사는 난항을 겪고 있어, 의료계와 관련된 여러 사건들이 사회적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조 청장은 이와 관련해 "계속 수사해 확인 과정을 거쳐야 하며, 금방 확인될 만한 성격은 아니다"라며 수사의 속도가 더디게 진행될 가능성도 내비쳤다.

이번 공보의 명단 유출 사건은 의료계 내부의 심각한 문제를 드러내며, 의사들 사이의 신뢰와 연대에 균열을 가할 수 있는 중대한 사안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사이버 수사대의 철저한 조사와 함께, 의료계 내부에서도 이러한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고 예방할 것인지에 대한 깊은 성찰과 대화가 요구되고 있다.

환경경찰뉴스 공성종 기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관련기사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