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금 웅진그룹 회장, ‘지지부진’ 코웨이 매각 사면초가 위기 맞나

신용등급 BBB-로 하락, 모든 융자 길 막혀
궁여지책으로 제2금융권으로부터 1350억 급히 대출 실행…1년 이내에 상환해야 할 부채
주도권 쥔 인수 후보군들, 위기에 몰린 코웨이 매각 관망 중

  • 기사입력 2019.08.20 20:33
  • 최종수정 2020.09.13 14:43
  • 기자명 임영빈 기자
(사진출처=웅진그룹 공식 홈페이지 갈무리)
(사진출처=웅진그룹 공식 홈페이지 갈무리)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이 사면초가 신세다. 6년 만에 간신히 찾아온 웅진코웨이(이하 코웨이)를 인수 3개월만에 재매각에 나선 만큼 그룹 자금 상황이 악화일로를 걷고 있기 때문이다. 설상가상 코웨이 매각 절차도 좀처럼 진척되지 않아 윤 회장의 시름은 날로 깊어져만 가고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자식같은 코웨이를 시장에 매물로 내놓자 너나 할 것 없이 인수 경쟁을 펼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유력 인수 후보군들이 구체적인 움직임을 보여주지 않고 있다. 하루라도 빨리 코웨이 매각을 마무리해야하는 웅진그룹 입장에서는 발만 동동 구르고 있는 모양새다.

15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웅진그룹과 매각주관사인 한국투자증권은 웅진코웨이 매각 본입찰에 앞서 예비실사 기간을 다음달 18일에서 1주일가량 늦추기로 결정했다.

현재까지 알려진 바에 따르면, 웅진그룹이 웅진코웨이 인수 의사를 물었던 인수후보군에는 SK네트웍스, 중국 하이얼-린드먼아시아 컨소시엄, 글로벌 사모펀드 운용사인 칼라일그룹, 베인캐피털 등 4곳이다.

지난 13일 웅진그룹은 제2금융권으로부터 1350억 원 대출을 받았다. 부채상환 기간은 1년이기 때문에 그 안에 코웨이 매각이 정상적으로 진행돼야 한다.

그러나 코웨이 매각 작업에 가속도를 내는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의 속 사정과 다르게 인수를 하겠다고 의사를 밝히고 나서는 기업들이 없어 주도권을 잃어버린 지 오래인 모양새다.

올 3월 윤 회장은 지난 2013년 코웨이를 매각한지 6년 만에 ‘깜짝’ 재매입했다. 코웨이는 국내 정수기 시장 내 독보적 원 톱(One Top)으로 평가받는 그룹 내 대표 ‘알짜배기’였다. 그러나 웅진그룹은 이해 당시 국내 최대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에 코웨이를 매각했다.

그런데 윤 회장이 코웨이 재인수 과정에서 지나치게 무리를 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코웨이를 인수하는 데 총 2조 원의 자금이 투입됐는데 이 중 80%(1조 6000억 원)가 빚이었기 때문이다. 반면 그룹 자체 자금은 20%(4000억 원)에 불과했다.

결국 코웨이를 되찾아오겠다는 윤 회장의 무리수는 부메랑이 돼 돌아왔다. 계열사인 웅진에너지가 올 3월 회계법인으로부터 감사의결 ‘거절’을 받았다. 주채권자인 산업은행은 지난 달 회사가 경영정상화 가능성이 없다고 판정내렸으며 그 결과 웅진에너지는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 수순을 밟게 됐다.

그룹 내 자금 상황이 꽉 막힐 것은 시간문제인 상황이었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윤 회장이 코웨이 재매각을 결정내린 것은 시간이 지체될수록 그룹 내 자금 융통에 더더욱 암초가 많아질 것이기 때문에 취한 ‘고육지책’이라고 풀이하고 있다.

그러나 윤 회장의 결정에도 불구하고 상황은 결코 녹록지 않다. 코웨이 매각 절차가 좀처럼 진척되지 않아서다.

그러나 세간에 알려진 것과는 달리 웅진코웨이 인수 제안을 받은 기업들은 구체적인 행동으로 나서지 않고 있어 윤 회장의 고민이 더 깊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웅진코웨이가 충분한 매력을 갖고 있기는 하나, 시가 총액 6조 원의 대규모 자금을 마련해야 하는 부담도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국내 기업들이 웅진 측에 선뜻 손을 내밀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지난 MBK파트너스로의 1차 매각 이후 촉발됐던 대량해고 사태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웅진코웨이 근로자들은 웅진그룹 측에 고용안정을 강하게 촉구하고 있다. 이에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전국가전통신서비스 노동조합은 지난 달 16일 오전 웅빈코웨이 본사 앞에서 투쟁을 벌인 바 있다.

웅진 측은 웅진코웨이 매각으로 회사 내 모든 부채를 정리하고 북센과 웅진플레이도시 매각을 통해 추가적으로 현금을 확보한 뒤 웅진씽크빅을 중심으로 안정적 경영을 이어나가겠다는 계획을 일찌감치 밝힌 바 있다.

결국 현 시점에서 웅진그룹에게 있어 가장 시급한 것은 웅진코웨이 매각이다. 그러나 웅진그룹이 잇따른 위기로 신용등급이 ‘BBB-’로 하락했을 뿐 아니라 이로 인해 자금 조달 경색 조짐이 관측되고 있다는 점이 그룹의 발목을 잡고 있다.

환경경찰뉴스 임영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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