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 한창수 사장 큰아들… 고비용들인 부기장 훈련 논란

카드사 다닌 사장 큰아들, 부기장으로 채용
이 시국에 고비용들인 부기장 훈련이 왠 말?
사측 "고비용 아냐, 지상교육만 시켰을 뿐"

  • 기사입력 2020.06.22 18:34
  • 최종수정 2020.06.22 18:56
  • 기자명 이의정 기자
(사진출처=블라인드 갈무리)

아시아나 한창수 사장의 자녀 특혜 채용 논란 의혹이 불거지고 있는 가운데 아시아나가 사장의 첫째 아들을 부기장으로 만들기 위해 막대한 비용이 드는 신입부기장훈련 프로그램을 진행한다는 의혹이 블라인드에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18일 직장인 커뮤니티 앱 블라인드에는 이와 같은 의혹을 주장한 글이 제기돼 눈길을 끌었다. 게시판에는 “무슨 직원들을 호구로 아나요? 이런 부정한 일을 언제까지 지켜보고 있어야 하나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는데, 아시아나 직원으로 보이는 글쓴이는 회사가 비상경영 일환으로 사업을 축소하는 마당에 모든 항공사가 중단한 신입부기장 훈련을 독단적으로 실시하는 것에 문제를 제기했다.

글쓴이는 “조종사 축소가 불가피한 상황에서 외국인 기장들을 다 내보냈고 한국인 기장들도 촉탁이 불확실한 마당에, 수십억의 높은 비용을 들여가며 모든 항공사가 중단한 신입부기장훈련을 아시아나가 진행하는 이유는 최근 부기장 훈련생으로 입사시킨 한창수 사장의 첫째 아들과 관련이 있다”라고 전했다.

글쓴이는 “회사가 무너져 가는 와중에 사장은 큰 아들에 이어 둘째 아들까지 회사에 입사시켰다. 지금 다른 항공사 부기장 되는 과정은 초기 훈련에 비용이 많이 들 뿐만 아니라 비행 편수도 줄어서 직원이 남아 돌기에 중단한 상태다. 그런데 회사는 사장 아들을 부기장 만들기 위해 훈련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뿐만 아니라 특혜 채용 논란이 이슈화되자 회사는 전직원이 다 검색 되는 임직원 검색에 사장의 아들 연락처 및 사진을 뜨지 않도록 만들어놨다고 그는 주장했다.

2020년 분기보고서 (사진출처=다트 전자공시)

올해 5월 제출된 분기보고서만 보더라도 지난해 1월 1일부터 3월 31일까지 1분기 영업이익은 71억인데 반해 올 1월부터 3월 31일까지 1분기 영업손실은 -2920억이나 달했다. 무려 42배 차이가 난 것이다. 코로나19로 인한 항공사 업계의 불황 및 LCC공급과잉, 미중 무역 분쟁으로 화물경기 둔화 등으로 아시아나항공의 실적은 계속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2월 18일 비상경영을 선포하며 조직장을 포함한 모든 임원진이 급여의 일부를 반납하고 일반직을 포함한 모든 직종의 직원들이 10일간 무급휴가에 들어간 바 있다.

이렇게 비상경영에 선포되는 날에 사장 자녀의 특혜 채용 의혹이 제기돼 직원들의 사기를 저하시켰다.

회사 직원들은 카드 회사를 다녔던 한 사장의 첫째 아들이 운항(부기장 인턴)직종으로 뽑힌 것과 관련해 자격요건을 갖추지 못한 채 입사했다는 의혹을 블라인드에 제기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사실 무근이라고 일축했다. 한 사장의 두 아들 모두 정상적인 입사절차를 거쳤으며 한 사장은 해당 면접에 참여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블라인드에 제기된 신입부기장 훈련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현재 비상경영이라고  부기장신입훈련을 아예 중지시킬 순 없어서 비용이 수반되지 않는 지상교육만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관계자는 “그분이 카드회사에서 근무했다는 건 모르겠지만 항공업과 관련되지 않는 여러 직종에 근무하다 라이선스를 받아서 오는 사람이 많다”고 밝혔다.

하지만 아시아나는 지난해에도 매각을 앞두고 두 번째 희망퇴직을 실시하면서 임원진들의 비서들을 꿀보직에 발령내고 이들의 자리를 마련하기 위해 원래 있던 직원들을 상대적으로 한직으로 발령냈다는 주장이 제기돼 사내반발이 거셌다.

블라인드 글쓴이는 계속되는 특혜채용에 대해 “박삼구 회장은 65억을 해먹고 이제 사장마저도 질수 없다며 주인 없고 어수선한 틈을 타서 확실히 빼먹고 알박아두자는 심보”라며 “그런 심보라면 하루빨리 아시아나에서 손때고 물러나 달라. 그게 1만 아시아나의 불쌍한 노동자를 위해 할 수 있는 최소한의 방법이다”라고 성토했다.

한편, 현대산업개발이 아시아나 항공 인수에 대해 채권단 산업은행에 이렇다할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어 매각협상은 현재 답보상태에 놓여 있다. 일각에서는 러시아에 요청한 기업결합심사 승인이 아직 나지 않았고 현산과 산은의 재협상이 남아있어 매각시한인 오는 27일 안에 주식대금 납입 등 인수 절차가 완료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현산이 항공업계가 유례 없는 위기에 리스크를 감수하고 아시아나를 최종 인수할 것인지, 이미 지불한 계약금 2500억원을 포기하고 인수를 포기할 것인지에 대해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환경경찰뉴스 이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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