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유업 분유 녹가루 발생 논란 “물에 닿으면 3일 만에 부식” 황당 해명
남양유업 분유 녹가루 발생 논란 “물에 닿으면 3일 만에 부식” 황당 해명
  • 임영빈 기자
  • 승인 2019.05.08 17:18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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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가루 절대 발생 불가→녹가루 발생 인정” 태도 급전환
물에 닿으면 쉽게 녹스는 제품 특성을 해명자료로 제시?
(사진출처=남양유업)
(사진출처=남양유업)

국내 대표 유제품 업체인 남양유업의 부실한 제품 관리가 다시금 논란의 도마 위에 올랐다.

영유아들이 먹는 분유통에서 녹가루가 발생한 것도 모자라 녹이 발생한 현상 자체가 문제될 것이 없다는 태도를 취했기 때문이다. 더욱이 남양유업 측은 해당 재질의 분유통은 사실상 업계 전반에서 사용 중이라고 덧붙이며 소비자들의 불안만 더욱 가중시키고 있다.

이번 사태는 생후 채 한 달도 되지 않은 아기가 남양유업의 분유제품 ‘아이엠마더’를 먹은 뒤 설사와 구토 증세를 보인 것에서부터 비롯됐다.

아이 어머니 강 모 씨는 “지난 2월 말 분유를 사고 아기에게 먹였는데 병이 났다”라고 전했다. 강 씨는 제품 안쪽을 살펴보니 녹가루가 나왔으며 이것이 아이의 병의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더불어 남양유업에 이 사실을 알렸으나 업체 측은 “영양제로 먹을 수 있는 철과 같은 소재로 분유통을 만들었기 때문에 섭취해도 무방하다는 답변을 내놓았다”라고 강하게 성토했다.

뿐만 아니라 분유에 녹이 발생한 것은 부모의 제품 관리 소홀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반박했다. 제품에 동봉된 분유 스푼의 물기를 완전히 제거하지 않았으며 분유통을 습도가 높은 환경에 방치해 녹가루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설상가상 남양유업은 이번 사태와 관련해 오히려 소비자들의 불안을 더욱 가중시키는 내용을 해명자료로 제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애당초 남양유업 측은 “남양분유 전 제품에서는 녹슨 캔은 물론 어떤 이물질도 결코 나올 수 없다”며 “국내에서 유일하게 분유 캔을 일일이 전수 검사하는 ‘스마트비전시스템’으로 캔까지 엄격하게 관리된다”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이후 ‘녹이 슬었다’는 사실 자체는 인정하면서 녹이 발생한 원인을 소비자 보관 부주의에 있는 것으로 몰아가고 있다. 남양유업은 관련 실험결과를 해명자료로 제시했다. 가습기 가동을 전제해 습도를 60%로 설정한 뒤,분유통 상단에 물 5㎖를 뿌려두고 지켜본 결과 3일 후, 녹이 슬었다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남양유업의 이같은 해명은 업체의 ‘안전 불감증’이 심각한 수준을 오히려 방증하는 셈이다.

(사진출처=남양유업)
(사진출처=남양유업)

녹은 금속이 산화 등의 과정을 거쳐 부식되면서 생기는 물질이며 가장 주된 발생 원인은 물이다. 녹슨 금속은 세균이 가득하며 이것에 찔려 상처가 나면 세균이 유입돼 파상풍, 패혈증 등의 질병을 유발할 수 있다.

남양유업은 “제조과정과 유통과정 중에는 녹이 발생할 수 없다”라고 자신 있게 단언하고 있다. 그러나 사람의 입을 통해 섭취되는 음식물을 보관하는 용기라면 보관과정 중에서도 녹이 발생해서는 안 되는 것은 기본 상식이다.

더욱이 남양유업은 제품 개봉 후 3일 동안 고습도의 상황을 상정한 실험에서 녹이 발생했다고 당당하게 밝힌 상황이다. 이는 곧 시중 유통 중인 제품 대다수가 언제든 녹이 발생할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번 사태의 피해를 호소한 강 씨 측도 “집에 가습기도 없고, 분유 스푼을 거치대에 걸어서 사용하지 않았다”고 주장한 상황이다.

결론적으로 높은 습도의 환경에서 녹가루가 스며 나오는 분유통이라면 그 자체만으로도 분유를 섭취하는 영유아에게는 충분히 해로운 제품이라는 것이다. 나아기 남양유업이 제품 하자의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앞뒤가 맞지 않는 논리로 소비자를 현혹하고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

남양유업 제품의 불안전성과 이로 인한 소비자 피해는 하루 이틀 일이 아니었다.

지난 2010년에도 남양유업은 유통기한이 무려 4개월이나 지난 ‘아이엠마더’ 제품을 고객사은품으로 제공한 바 있다.

남양유업이 고객에게 보낸 아이엠마더 스틱형 제품 2박스와 스틱제품의 유통기한이 각각 ‘2009년 12월 28일’과 ‘2009년 12월 28일’이었다. 그러면서 제품 박스 밑 부분에 ‘2010년 8월 21일’ 종이라벨을 덧붙여 유통기한을 눈속임한 것이다.

이외에도 남양유업은 지난 1990년 탈지분유의 유통기한 위·변조 및 2008년 수출용 분유 재가공을 통한 ‘고무줄 유통기한’ 등 소비자 신뢰를 저버리는 행위를 저질러왔다.

이와 관련 최근 SNS와 인터넷 등 각종 커뮤니티 게시판에서는 남양유업의 소비자를 대하는 태도를 가리켜 “남양스럽다”, “역시 믿거남(’믿고 거르는 남양유업‘의 준말)” 등 신조어까지 등장하고 있다.

최근 남양유업의 창업주 홍두형의 외손녀 황하나 씨가 마약 투약 혐의 및 관련 동영상이 공개돼 검찰에 구속되는 등 여론이 악화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금번 남양유업의 자기성찰을 보이지 않는 태도는 그룹 이미지 하락으로 이어지며 불매운동으로 걷잡을 수 없이 확장되고 있다.

환경경찰뉴스 임영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