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뿐인 사고재발방지, 한화토탈 사고공장 오명쓰나

이번엔 정전으로 공장가동중단, 인근주민들 불안 가중
해당 근로 감독관 사고발생시 현장에도 안나가

  • 기사입력 2019.07.27 16:49
  • 기자명 이의정 기자
(사진출처=한화토탈 홈페이지갈무리)
(사진출처=한화토탈 홈페이지갈무리)

지난 5월 유증기 유출사고로 물의를 빚었던 한화토탈(대표 권력웅, 장막오테로델발)에서 또 다시 사고가 발생해 인근 지역 주민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26일 오전 9시 30분경 충남 서산시 대산공단 내 한화토탈 공장에 정전이 발생해 공장 가동이 중단됐다.

공장 측은 즉각 근로감독관 및 관련기관에 이 같은 사실을 알리고 공장 가동이 멈추면서 불꽃과 소음 등이 발생할 수 있다고 인근 주민들에게 안내 문자를 발송했다.

한화토탈 관계자는 취재팀과의 통화에서 공장 안에 세워진 메인 전기공급선인 154kv 철탑에 벼락이 떨어지면서 갑작스럽게 전기 공급이 중단돼 정전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한다고 전했다.

관계자는 정전이 발생하자 안전시스템 가동으로 공장 생산 과정이 멈췄으며 10시 50분경에 복전이 되었다고 설명했다.

또한 공장 재가동을 위해 현재 긴급 복구 작업에 들어갔으며 정상가동을 위해서는 2~3일 정도의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내다봤다.

사고 당시 인근 주민들의 화재 및 소음 등의 민원에 대해서는 “화학공장의 특성상 공장가동이 멈추게 되면 남은 연료를 연소시켜야 한다. 그 과정에서 플레어 스택을 통해 불꽃과 소음이 나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공장가동이 멈춘 공장 1단지에는 지난 번 유증기 유출 사고가 난 스틸렌모노머 공정과 플라스틱 연료를 생산하는 공장 등이 들어서 있어 위험한 것이 아니냐는 취재팀의 질문에 관계자는 메인 NCC 공장시설의 가동정지가 현재 시급하며 해당 공장부분의 위험성은 미미한 문제라고 일축했다.

관계자는 현재 정전의 정확한 원인 규명을 위해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사고로 인해 주민들의 불안은 더욱 가중되고 있다.

유증기 유출사고가 일어난 지 두 달 만에 또 사고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주민들의 불안에도 불구하고 정작 해당관할 기관의 관리는 부실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취재팀은 정전 사고 발생 당시 해당 관할 서산출장소 근로감독관이 현장에 나가지 않았던 것을 확인했다. 서산출장소 관계자는 공장에서 정전이 됐다고 연락을 받았지만 자연재해로 인한 정전이기 때문에 현장에 나가지 않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두 달 전 큰 사고가 발생했고 자연재해인지 정확한 사고경위가 파악되지 않은 시점에 해당기관이 너무 안일하게 대처한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한편, 이날 지난 5월 한화토탈의 유증기 유출사고를 조사 중인 합동조사단은 본 사고가 회사 측 과실임을 확인한 결과를 발표했다.

환경부와 고용노동부, 서산시 등으로 이뤄진 합동조사단은 한화토탈이 스틸렌모노머, SM(스트로폼이나 플라스틱 등의 제조 원료)의 폭주반응 위험성을 간과하고 안전관리 절차를 따르지 않았음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사고 전 한화토탈은 보관 탱크에 SM이 다량 함유된 물질을 가득 채워 6일 동안 보관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SM은 65도 이상의 온도가 지속될 경우, 분자결합이 급속하게 일어나는 폭주 중합반응이 일어날 수 있는 물질이다.

합동조사단은 내부 온도가 올라가면서 이 물질에 중합반응이 일어나 유증기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당시 숙련된 근로자가 파업으로 자리를 비운 사이 다른 부서에서 차출된 대체인력이 2교대 근무를 하면서 피로가 누적된 것도 사고 원인으로 지목했다.

합동조사단은 5월 17일과 18일, 이틀 동안 약 74톤의 SM이 유출됐으며 1차 유출 때 2800m, 2차 유출 때 600m로 확산된 것으로 추정했다.

당시 SM에 노출된 공장 근로자와 인근 주민 등 3600여명이 어지럼증과 구토 증세로 병원을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환경부는 지난달 한화토탈을 화학물질관리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한 상태며 유해화학물질 취급기준 위반과 대기 배출시설을 신고하지 않은 혐의 등으로 추가 고발할 계획이다.

이와 더불어 연말까지 피해 주민에 대한 건강역학조사를 실시하고 인근 상업시설에 대한 피해 보상도 진행할 예정이다.

한화토탈은 사고발생 직후 회사홈페이지를 통해 서산시 대산읍 주민들과 협력업체 직원들에게 공식 사과하고 사고 재발 방지 및 환경과 안전경영에 힘쓸 것을 약속했다.

하지만 또 다른 사고의 반복으로 인해 회사측의 약속은 공허한 메아리가 된 모양새다.

환경경찰뉴스 이의정 기사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