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LG유플러스-SKT, 명의도용 당한 미성년자에게 위약금 1800만원 부과
[단독]LG유플러스-SKT, 명의도용 당한 미성년자에게 위약금 1800만원 부과
  • 임영빈 기자
  • 승인 2019.09.05 09:4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피해자 어머니 “한 달 새 아들 명의로 33건 도용…납득 불가”
SKT, MG신용정보에 불법 조사 의뢰… 피해자 정보 무단 수집· 및 조사
LG유플러스, 신분증 사본만 있으면 명의 변경 신청 횟수 제한 없이 무한 가능
LG유플러스와 SKT, SK브로드밴드는 지난 4월 당시 A씨의 큰아들의 도용된 명의로 접수된 서비스변경 신청을 접수·이행했다. 2019년 현재 A씨는 미성년자 신분이기 때문에 법정 대리인인 부모의 동의가 있어야 하나 3사 모두 이 절차를 무시했다. 그 결과 큰아들은 총 33건의 명의도용 피해자가 됐으며 무려 1800만 원에 달하는 위약금 폭탄을 맞았다. (사진출처=환경경찰뉴스)
LG유플러스와 SKT, SK브로드밴드는 지난 4월 당시 A씨의 큰아들의 도용된 명의로 접수된 서비스변경 신청을 접수·이행했다. 2019년 현재 A씨는 미성년자 신분이기 때문에 법정 대리인인 부모의 동의가 있어야 하나 3사 모두 이 절차를 무시했다. 그 결과 큰아들은 총 33건의 명의도용 피해자가 됐으며 무려 1800만 원에 달하는 위약금 폭탄을 맞았다. (사진출처=환경경찰뉴스)

“우리 아들은 이제 20살이에요. 만으로는 19세고요. 지금 군 복무 중인데 유령이 한 것도 아니고 LG유플러스와 SKT에서는 명의도용 피해로 발생한 인터넷과 TV 등에 발생 위약금만 1800만 원이래요.”

“게다가 우리 아들은 군대 들어가기 전까지 미성년자라서 법정 대리인 없이는 통신사 가입도 불가능해요.”

“자기들이 임의로 명의자를 바꿔 놓고 위약금 내라고 고지서를 보내는 건, 부당한 거 아닌가요”

3개월 전 군대에 아들을 보낸 어머니는 집으로 날라 들어온 인터넷과 TV 등에 다수의 ‘폭탄’ 통신요금고지서를 보고 황당했다.

A씨에게는 올해로 20살이 된 큰아들이 있다. 큰아들은 99년 4월생으로 만 19세가 된 지 이제 채 4개월밖에 되지 않았다. 만 19세가 돼서는 곧바로 군대에 입대했기 때문에 본인 명의로 가입된 전화, 인터넷, TV 등의 가입상품이 없던 상태다.

그런데 A씨의 큰아들 본인도 모르는 사이 만 19세가 되기 한 두 달 전 LG유플러스와 SKT, SK브로드밴드에서 총 33건의 인터넷과 TV 가입자 명의변경 신청 접수가 이뤄졌다.

A씨 입장에서는 어떻게 미성년자였던 큰아들의 명의로 인터넷과 TV 등의 가입자 명의변경 신청이 이뤄질 수 있었는지 의심이 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더욱이 큰아들은 군대 복무기간 중이기 때문에 유령이 아니고서야, 인터넷과 TV 등에서 요금이 발생할 수 없다.

A씨가 본지에 보낸 자료에 따르면, 현재 군대 간 큰아들의 명의로 확인되는 인터넷과 TV 등에 명의변경 신청 건은 LG유플러스가 모두 합해 28건으로 가장 많았다. 그다음으로 SKT와 SK브로드밴드가 각각 2건과 3건이었다.

33건 모두 3~4월에 걸쳐 명의변경 신청이 이뤄졌다. 이때는 큰아들의 나이가 만 19세가 되기 이전으로 이동통신 상품가입이나 명의변경 신청이 불가한 시점이었다.

현행법상 만 19세는 법정 대리인 없이는 계약이 무효라 이동통신사 상품 가입이 불가하다. 따라서 애초부터 이 사건은 미성년자 부정가입을 방지하지 못한 LG유플러스와 SKT, SK브로드밴드 모두에게 책임이 있던 상태였다.

그러나 이들 3사는 미성년자 부정가입 방지의 책임은 뒤로한 채, 오히려 명의도용 피해로 발생 된 위약금을 받아내기에 급급해 온갖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다.

 

#SKT, MG신용정보에 미성년 가입자 불법 사찰조사 의뢰 

이 과정에서 SK브로드밴드는 명의도용 피해자인 A씨 큰아들 명의의 이동통신번호가 없다는 걸 확인하고, 아버지 명의로 가입한 통신전화번호까지 알아내 미납 내역을 문자로 고지하고, 신용정보집중기관에 등록될 것라고 추심행위까지 했다.

지난 6월 22일 SK브로드밴드는 A씨 남편의 명의로 된 큰아들 휴대전화로 “SKB에 미납이 발생해 06월 22일 신용정보집중기관(MG신용정보) 등록예정입니다. 등록 시 통신서비스 가입제한을 받을 수 있습니다. (문의 1670-0500)”라는 문자를 보냈다.

현재 미성년자의 추심 및 신용정보 등록행위는 법적으로 불가하다.

따라서 SK브로드밴드 신용정보집중기관인 MG신용정보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현재 99년생은 추심을 할 수 없다”며 “A씨 큰아들의 경우도 미성년자이기 때문에 법정 대리인 없이는 신용정보 등록이 불가능하다”라고 말했다.

이같은 통신사의 부당한 행태에 A씨는 “애초부터 미성년자인지 제대로 확인부터 하고, 본인에게 재확인하거나 부모에게 전화를 한 번이라도 했다면 아들이 심적으로 부담을 느끼지도, 엄마인 저에게 ‘나만 없어지면 이 일이 없어질까’라고 묻는 일도 없었을 것”이라면서 애끊는 모정을 드러냈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SKT는 명의도용 당한 피해자 직계가족의 정보를 수집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신용기관인 ‘MG신용정보’에 A씨 큰아들에 대한 신용정보 조사까지 의뢰한 상태다.

SK브로드밴는 지난 6월 22일 명의도용 피해를 당한 큰아들에게 휴대전화로 요금 미납 내역 고지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그러나 큰아들의 휴대전화는 본인 명의의 것이 아닌 아버지 명의의 것이다. 즉, 이들은 명의도용 피해자 가족의 개인정보까지 무단으로 수집·열람한 것이다.  (사진출처=환경경찰뉴스)
SK브로드밴는 지난 6월 22일 명의도용 피해를 당한 큰아들에게 휴대전화로 요금 미납 내역 고지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그러나 큰아들의 휴대전화는 본인 명의의 것이 아닌 아버지 명의의 것이다. 즉, 이들은 명의도용 피해자 가족의 개인정보까지 무단으로 수집·열람한 것이다. (사진출처=환경경찰뉴스)

MG신용정보 조사팀 관계자는 지난 3일 본지 기자와 통화에서 “SK텔레콤으로부터 B군 명의도용 신고 건과 관련해 본인확인 서류 등을 수집하고 이를 SK텔레콤에 제공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또한 MG신용정보 조사팀 관계자는 A씨에게도 전화를 걸어 “SKT이 의뢰한 조사팀이다”며 “큰 아들이 신분증을 잃어버리진 않았냐”, “신분증을 누군가에게 빌려 줄 수도 있지 않냐”, “신분증을 분실하지 않았다면, 사진을 찍어서 온라인에서 거래를 하다가 누군가 수집할 수 있지 않았겠냐”는 자세로 추궁했다고 한다.

그러나 이 관계자의 추궁과 다르게, 미성년자의 명의도용 사건의 근본적 문제는 애초부터 인터넷과 TV 가입자 명의변경 신청 절차가 지극히 단순하다는 데 있었다.

 

#도용 “사각지대”노린 인터넷 TV “가입자”명의변경 신청 

LG유플러스와 SKT, SK브로드밴드 3사는 미성년자 고객의 명의변경 시 고객 신원 확인 및 법정 대리인인 부모의 동의를 얻아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를 이행하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명의도용 피해를 입은 미성년자 고객에게 거액의 위약금을 물리기까지 했다. 

현재 LG유플러스는 인터넷과 TV 등 가입상품 명의변경 절차에 있어서 유통점이 없기 때문에 유선상 전화접수만 받고 있다.

유플러스 인터넷과 TV 가입자에게 양도를 받아 명의변경 신청하는 데 있어서, 절차가 간편하기 때문에 타인의 주민등록번호 13자리와 신분증 또는 운전면허 발급날짜만 알면 말 그대로 ‘상황 종료’다. SKT과 SK브로드밴드 또한 마찬가지다. 온라인 접수 창을 통해 타인의 신분증 사본만 첨부한다면, 인터넷과 TV 가입자 명의 변경신청이 이뤄진다.

더 큰 문제는 명의자 한 명이 여러 사람의 명의 변경 신청이 가능하다는 데 있다.

LG유플러스는 현재 이동통신 가입 횟수를 3회로 제한한 반면, 인터넷과 TV는 제한을 두지 않았다. 따라서 한 사람의 명의로 100명이든, 1000명이든 명의 변경 신청이 가능하다.

반면 SKT과 SK브로드밴드는 인터넷과 TV 가입 및 명의변경 회수에 각각 2회에서 3회까지 제한을 두고 있다.

이같은 문제점과 관련해서 LG유플러스 관계자는 “본인 명의 핸드폰 가입자인지부터 확인하려면 이동통신 3사가 이에 동의해야 하는 절차상 문제가 따른다”면서 “그렇다고 일일이 명의변경 신청자의 얼굴을 확인하려면 유통점을 늘려야 하는 데 현재 상황이 그렇지 못하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렇다고 당장 이동통신 개통 대리점 또는 직영점에 인력을 늘릴 수도 없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콜센터 말고는 대안이 없는 상태”라고 덧붙였다.

이런 이유로 네이버 유명 온라인 카페인 ‘중고나라’와 여타의 커뮤니티 사이트에서는 통신사 위약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명의변경 신청 거래가 활발하게 이뤄지며, 이로 인한 명의도용 피해 사례 또한 끊이질 않고 있다.

더욱이 온라인 상에서 누구인지 얼굴도 보지 않고, 인터넷과 TV 가입자 명의변경 양도·양수가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이를 악용한 미성년자의 신분증 도용 피해는 더 크다.

이와 관련해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 관계자는 “미성년자가 이동통신 서비스 신규 가입이나 명의변경 등을 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법정 대리인의 동의가 필요하다”면서 “(통신사가)부정가입을 방지하지 못하게 되면 미성년자의 명의도용의 경우, 피해규모는 더 커질 수 밖에 없다”라고 설명했다.

LG유플러스와 SK텔레콤은 지난 2015년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로부터 고객 개인정보 불법 활용·유용 혐의로 고발을 당하는 등 사회적으로 큰 물의를 빚은 바 있다.

그러나 4년이 지난 2019년 현재 A씨 큰아들의 신분증 사진이 어떤 경로를 통해 유출됐는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허술한 인터넷과 TV 가입자 명의변경 신청 절차를 틈타서 범죄의 도구로 쓰이고 있었다.

이에 지난 1일 LG유플러스 관계자는 “명의도용 사건으로 판별될 경우, 피해자 및 그 가족 분들에게 100% 보상을 약속드린다”라고 말한 상태다. LG유플러스가 꼭 약속을 지켰으면 하는 A씨 어머니의 심정은 현재 간절하다.

그러나 제2, 제3의 미성년자 명의도용 사태를 예방할 수 있는 대책이 전무하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피해자 구제가 이뤄지는 것에 그치는 것이 근본적인 예방 대책을 하루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환경경찰뉴스 임영빈 기자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