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 위반 1호 진정 회사는 ‘MBC’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 위반 1호 진정 회사는 ‘MBC’
  • 이의정 기자
  • 승인 2019.07.16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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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직 아나운서, 별도 사무실 격리 업무도 주지 않아
한국석유공사 관리직 노동자도 진정서 제출
(사진출처=MBC)
(사진출처=MBC)

16일부터 시행되는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 위반으로 노동부에 진정된 첫 번째 기업은 다름 아닌 언론사 MBC였다.

MBC 계약직 아나운서들 7명은 16일 서울 중구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기자간담회을 열고 MBC를 관련 법 위반으로 진정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간담회 이후 노동청에 진정서를 접수했다.

이들은 2016년, 2017년도에 계약직으로 입사한 아나운서들로 지난해 회사로부터 계약만료 통보를 받았다. 이들은 서울지방노동위원회, 중앙노동위원회에 해당 계약만료가 부당해고라고 구제신청을 제기했고 중앙노동위원회는 이들의 손을 들어주었다.

이에 MBC는 판정에 불복해 행정소송에 나섰다. 이후 계약직 아나운서들은 법원에 MBC를 상대로 해고무효소송과 근로자지위보전 가처분신청서를 제출했다. 법원은 지난 5월 13일에 이들의 가처분신청을 받아들였고 이들 7명의 아나운서는 MBC로 출근을 시작했다.

하지만 이들은 9층에 있는 아나운서실이 아닌 12층의 별도 사무실로 출근을 했고 어떤 업무도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뿐만이 아니었다. 사내 게시판과 이메일 접속을 차단하는 것은 물론이요 이들의 근태관리도 제대로 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아나운서들의 법률대리인인 류하경 변호사(법률사무소 휴먼)는 “이들에게 가한 회사의 행태는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직장 내 괴롭힘의 대표사례라고 할 수 있다”며 “당사자들은 차라리 해고당하는 게 낫다는 마음이 들 정도로 괴로워하고 있다”고 그들의 심정을 대변했다. 또한“이번 진정은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 시행에 맞춰 MBC 측의 노동인권 의식에 책임을 묻고자 행해진 것이라고 그 취지를 밝혔다.

MBC 계약직 아나운서들에 이어 한국석유공사에서 20~30년 일 해온 관리직 노동자 19명도 울산고용노동지청에 진정서를 냈다. 이들도 회사가 다른 직원들과 격리하고 업무를 부여하지 않았으며 리포트 제출을 강요하고 20년 후배들 앞에서 발표를 시키는 등 의도적으로 괴롭힘을 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고용노동부(장관 이재갑) 관계자는 “진정서가 접수된 만큼 사측이 관련법을 위반한 사안이 있는지 꼼꼼하게 살펴볼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시행된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은 올 초 근로기준법 개정안을 통해 공포됐다.

근로기준법에서는 ‘직장 내 괴롭힘’을 사용자 또는 근로자 직장에서의 지위 또는 관계 등의 우위를 이용해 업무상 적정 범위를 넘어 다른 근로자에게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약화시키는 행위로 정의하고 있다. 직장 내 괴롭힘이 발생하면 사용자는 즉시 해당사항을 조사해 피해 직원의 희망에 따라 근무의 변경, 유급휴가 명령 등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사업주는 직장 내 괴롭힘의 예방 및 발생 시 조치 사항을 취업규칙에 필수적으로 기재해야 하며 이를 어겼을 경우 500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내야 한다.

만약 괴롭힘 발생을 신고했다는 이유로 직원 해고하는 등 불이익 처우를 했을 경우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이 부과된다.

환경경찰뉴스 이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