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 넘긴 대웅제약 '라니티딘 회수'...아직도 홈페이지 공지

‘알비스’, ‘알비스D’ 해 넘겼는데 아직도 회수 中
도매업체와 정산기준 실랑이, 합의 불투명
라니티딘 품목 회수 완료 열쇠 쥔 대웅제약

  • 기사입력 2020.01.07 16:58
  • 최종수정 2020.09.13 20:55
  • 기자명 고명훈 기자
라니티딘 품목 회수 공고가 아직도 홈페이지에 개제되어 있다.(사진출처=대웅제약)
지난 해 발암물질 라니티딘 검출 사태로 의약품 회수에 들어간 대웅제약이 해를 넘겨가면서까지 회수 공지를 홈페이지에 띄우고 있다.(사진출처=대웅제약)

작년 9월 ‘라니티딘 발암물질 사태’로 식품의약품안전처(장관 이의경, 이하 식약처)는 의약품 269개에 대해 제조·수입 판매를 중지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웅제약(대표 전승호)도 라니티딘 원료의 불순물 검출에 따른 식약처의 회수권고에 의해 의약품 회수를 진행했지만 판매중지 발표 석 달이 넘는 현재까지 마무리되지 않은 것으로 밝혀져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출처=식품의약품안전처)
(사진출처=식품의약품안전처)

특히 전체 회수량의 과반수를 대웅제약이 차지하고 있어 파장이 커지고 있다. 대웅제약은 아직까지 홈페이지에 회수 공표문을 걸어놓고 있다. 대웅제약은 자사 의약품온라인몰인 ‘더샵’을 통해 약국 회수를 진행하고 있는데, 현재까지 지지부진한 상태로 알려졌다. 대웅제약 관계자도 "회수가 진행중이라 회수완료 확인서를 아직 제출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라니티딘을 보유한 제약사들은 그동안 한두 차례 회수기간을 연장하며 회수작업에 매진해 현재 대부분 제약사가 약국과 환자 재고 회수를 마무리하고 있지만 일부 대형 제약사의 회수율은 기대를 밑돌고 있다. 대표적인 회사가 대웅제약인 것이다.

이처럼 라니티딘 회수가 늦어지는 이유는 것은 회수량이 많다는 것과, 환자와 약국에 숨어있는 회수의약품이 많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하지만 가장 큰 이유는 도매업체와 제약사 간 회수에 따른 정산 협의가 늦어진 점을 들 수 있다.

작년 9월 라니티딘 사태가 터지면서 유통협회는 제약사에 ‘보험가+회수비용 3%’ 정산 기준을 제시했다. 하지만 대웅제약은 유통협회와 이 정산기준을 합의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도매업계에 따르면 대웅제약과 일동제약을 제외한 대부분 제약사는 3% 회수비용을 보전하거나 적어도 보험가 정산까지 유통협회와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8년 라니티딘 성분 269개 품목의 생산·수입 실적이 약 2700억 원이었으며 대웅제약의 ‘알비스’와 ‘알비스D’는 같은 해 580여억 원을 벌어들였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대웅제약의 회수 비중은 전체 회수량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며 수백억에 달하는 매출 정산을 보험가로만 해도 금액이 상당해 유통협회의 정산기준을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도매업체들도 회수에 실비로 지출된 금액이 적지 않아 양측 모두 쉽게 양보할 수 없는 게 현실이다.

이에 유통협회뿐만 아니라 약사회도 대웅제약과 대화를 시도하고 나섰지만 합의는 쉽지 않아 회수 완료시기는 불투명해 보인다. 소비자들은 식약처가 회수를 권고해도 제때 회수되지 않는다면 또 다른 피해를 볼 수 있다고 우려하는 상황이다.

환경경찰뉴스 고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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