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한국타이어 대전공장 근로자 흡착사고로 중태...“금산공장 사망사고와 판박이”
[단독]한국타이어 대전공장 근로자 흡착사고로 중태...“금산공장 사망사고와 판박이”
  • 고명훈 기자
  • 승인 2020.11.20 20:1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작업자 왼쪽 두개골 함몰과 오른쪽 흉부가 눌린 상태에서 발견
근로자 의식 불명상태에서 사망시, 특별근로감독에 들어갈 예정
자동화 아닌, 수동화모드에서 작업하는 바람에 안전센서 미작동
(사진=환경경찰뉴스)
사고 기계에 안전센서가 장착돼 있었지만 작업 당시 수동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진다.(사진=환경경찰뉴스)

한국타이어 금산공장에서 근로자가 롤링기계에 빨려들어가는 끔직한 사망사고 이후, 대전공장에서도 같은 사고가 발생돼 현재 중태에 빠졌다. 특별근로감독이 전면 재개될 분위기다.

지난 18일 오후 3시 37분경 한국타이어 대전공장에서는 근로자 A씨(40대)가 트럭타이어 성형기계(LTR103호기)에 머리부터 가슴까지 기계 안에 압착되는 사고를 당했다. A씨를 발견한 동료가 즉시 119구급대에 신고해서 을지대학교병원으로 호송했지만, 의식불명 상태다. 의료진은 A씨 가족에게  “마음에 준비를 하라”고 전한 상태고 내일 뇌진단을 다시한 후, 뇌사판정을 내릴 계획이다. 현재로서는 기적이 일어나지 않는 이상, 작업자의 의식이 깨어날 가망이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A씨가 의식을 잃던 날, 사고난 한국타이어 대전공장은 정기근로감독이 진행 중이었다. 그러나 대전지방고용노동청 산재예방 근로감독관은 A씨가 사고난 설비만 작업 중단시키고 다른 생산 라인들은 그대로 가동시켰다. 근로자가 사망판정을 받게되면 이후에 작업중단 명령을 검토해보겠다는 입장이다.

금산공장 사고와는 대조되는 분위기다. 금산공장은 근로자가 흡착기계에 빨려들어가는 사고로 인해, 즉시 작업 중단 명령이 내려졌고 특별근로감독이 실시됐다.

이에 한국타이어 대전공장 근로감독관은 “금산공장은 중대재해법에 따라 작업자가 사망했기 때문에 작업 중단 명령이 내려진 것이고 대전공장은 아직 사망판정은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기다리고 있다”라며 “근로자 사망판정이 나오면, 이후 특별근로감독이나 일반감독을 해서 설비라인을 검토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사고 기계에 안전센서가 장착돼 있었지만 작업 당시 수동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진다.(사진=환경경찰뉴스)
사고 기계에 안전센서가 장착돼 있었지만 작업 당시 수동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진다.(사진=환경경찰뉴스)

이번에 사고 난, 설비기계는 작업자가 끼이는 사고가 발생할 시 작업을 중단시키는 안전센서가 3개나 부착돼있었지만, 전혀 작동하지 않았다. 그 이유는 A씨가 작업한 설비가 자동모드가 아닌, 수동모드 상태에서 작동됐기 때문이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해당설비의 안전센서 작동 문제를 파악하기 위해 내일 조사할 계획이다.

이에 한국타이어산재협의회는 “돌아가는 롤링 기계에서 근로자가 자동화 모드를 키고 작업하게 되면, 생산율이 떨어지기 때문에 위험을 무릅쓴 상태에서 안전센서를 끄고 (수동화 모드에서) 작업한 것으로 보인다”라며 “브레이크가 작동되지 않는 설비기계는 근로자들을 사지로 내모는 살인기계다”라고 꼬집었다.

2년 전 대전공장에서는 똑같은 사고가 발생했었다. 이번에 사고난 LTR103호기와 유사한 LTR101호기에서 근로자 B씨가 일하다 기계에 빨려들어가기 직전에 발견돼 큰 인명피해는 피했던 사고였다. 당시 사고로 인해 B씨의 안면은 크게 눌렸고 지금도 그때의 사고 휴유증은 남아있다. 안면에 눌린 자국이 남아있다.

그러나 민주노총 금속노조 산하 한국타이어 노조에 따르면, 2년 전 사고때 고용노동부는 제대로 된 조사 조차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한편 금산공장 근로자 흡착사망사고와, 2년전 발생한 근로자 안면 부상사고, 이번에 발생된 사고 모두 한국타이어 자회사인 대화산기에서 설치한 기계설비다. 대화산기에서 튜닝하거나 제작, 또는 설치한 설비에서 문제가 자주 발생해 안전성 논란이 끊이질 않았다. 2017년 금산공장에서 근로자 흡착 사망사고를 계기로 고용노동부는 대대적인 특별근로감독에 나섰다. 무려 1394건의 산업안전보건법을 위반했다.

사업주의 강력한 처벌이 요구되는 상황에서 당시 임기가 얼마 안 남은 전 한국타이어 서승화 부회장이 안전설비 투자 문제를 해결하겠다며 노사간 교섭에 나섰다. 이후 대대적인 투자를 약속한 한국타이어는 또 다시 작업장에서 설비 문제가 불거지며 진통을 앓고 있다.

 

사고 기계에 안전센서가 장착돼 있었지만 작업 당시 수동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진다.(사진=환경경찰뉴스)
사고 기계에 안전센서가 장착돼 있었지만 작업 당시 수동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진다.(사진=환경경찰뉴스)

이런 가운데, 하청업체에서 뒷돈을 받은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이명박 전 대통령의 사위 조현범 한국테크놀로지 사장은 2심 선고에서도 유죄 판결을 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5-1부는, 하청업체로부터 납품 대가로 매달 수백만원씩 총 6억여원을 챙기고, 계열사 자금 2억여원을 빼돌린 혐의로 기소된 조현범 사장에게 1심과 같이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조 씨는, 예전 한국타이어 사장이자, 조양래 전 한국타이어 회장의 차남이며 이명박 전 대통령의 셋째 사위다.

환경경찰뉴스 고명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