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지스타일러, 물생김 누수 현상 논란...소비자들 "우리집 애물단지"

엘지전자측 “물맺힘은 결함 아니야, 타사제품도 마찬가지다”
삼성전자측 “누수 발생은 제품의 결함, 자사제품 그렇지 않다”
LG트롬 건조기에 이어 소비자불만 폭주...“원인 해명해야”

  • 기사입력 2020.02.25 14:40
  • 최종수정 2020.03.06 11:18
  • 기자명 이의정 기자

 

의류관리기라는 신개념 가전제품으로 시장을 개척한 ‘LG 트롬 스타일러’가 잦은 누수(물고임)현상으로 소비자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소비자들은 누수현상이 빈번하게 발생함에도 불구하고 LG전자 측이 뚜렷한 해명 없이 “쓰다보면 해결된다”, “일반적인 현상이다”라는 등 사건을 얼버무리거나 스리슬쩍 넘어가려고 한 정황이 포착돼 지난해 발생했던 제2의 ‘LG트롬 건조기 리콜 사태’가 재현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 ‘LG스타일러 물’ 검색어에 입력하면 ‘물고임’ 자동으로 떠...이미 만연된 문제?

LG 스타일러는 코트나 재킷 등을 안에 걸어주면 미세먼지 혹은 옷에 밴 냄새를 깔끔하게 없애주는 신개념 가전제품이다. LG스타일러는 ‘무빙행어’ 기술로 바깥에서 묻은 미세먼지를 털어주고 특허 받은 ‘트루스팀’으로 99% 살균을 해준다고 홍보하며 소비자들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하지만 실상은 달랐다.

(사진출처=줌 검색창 갈무리)
(사진출처=줌 검색창 갈무리)

 

LG스타일러 누수를 호소하는 소비자들(사진출처=소비자 피해 블로그 갈무리)
LG스타일러 누수를 호소하는 소비자들(사진출처=소비자 피해 블로그 갈무리)

2019년 11월에 부푼 기대감으로 LG스타일러를 구입했던 A씨는 2~3번 제품을 사용하면서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제품 안쪽에 물고임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A씨는 즉각 A/S신청을 했지만 수리기사는 “알코올분무기로 제품 내부를 닦아주고 1주일 더 사용해 보라”고 권유만 할 뿐 특별한 조치는 해주지 않았고 여전히 물고임 현상은 나아지지 않았다.

2차부터 4차 서비스까지 이어져도 변화가 없자 5차 A/S에서야 A씨는 새 제품으로 교체를 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어이없게도 물고임 현상은 계속됐다.

A씨는 “수리기사는 왜 물이 고이는지 설명도 안 해주고 일주일만 써보라고만 반복해서 말했다”며 “매번 제품을 사용한 뒤 남은 물기를 닦아야 하는지, 이러려고 제품을 샀는지 스트레스만 쌓인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사진=네이버 검색창 갈무리)
(사진=네이버 포털사이트 검색창 갈무리)

하지만 이 같은 문제는 A씨만의 문제가 아니었다. 얼마나 많은 물고임 현상이 발생됐는지 네이버 검색창에 ‘LG스타일러 물’ 만 입력해도 ‘물고임’이 자동으로 나타나니 말이다.

이미 많은 소비자들이 스타일러의 물고임 현상에 대해 불만이 폭주한 상태였다.

이러한 물고임 현상을 넘어서 제품 밖으로 물이 줄줄 새기도 했다.

소비자 B씨는 “‘스타일링 강력 모드‘를 작동하고 나서 주로 누수 현상이 발생했다. 스타일러에 스팀이 분사되는 기능이 있기 때문에 물이 생길 수는 있지만 물버림 통이 장착돼 있는데 이렇게 물이 다량으로 바닥에 쏟아지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전했다.

소비자는 제품교환을 요청했지만 제조사는 1년의 무상수리기간이 지났고 교체는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이에 B씨는 “150만원이 넘게 돈을 지불하고 샀는데 아무 쓸모도 없어 덩치 큰 애물단지로 전락했다”고 한숨을 쉬었다.

(사진출처=소비자 블로그 갈무리)
(사진출처=소비자 블로그 갈무리)

이런 누수 문제로 인해 소비자 C씨는 마루가 손상되기까지 해 마루공사까지 해야 했다.

이에 대해 LG전자 관계자는 “현재 스타일러의 누수발생으로 인한 결함은 없다. 의류관리기의 특성상 물기가 맺힐 수 있다. 그래서 물받이가 장착이 돼 있다. 이런 현상은 시중의 다른 의류관리기에서도 공통으로 나타나는 제품의 특성이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경쟁사 입장은 확연히 달랐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제품에서 누수가 발생한다는 것은 제품의 결함 때문이다. 당사제품에서는 누수현상이 발생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사진출처=삼성전자 홈페이지)

 

(사진출처=삼성전자 홈페이지)

실제로 삼성의 의류관리기 에어드레서의 A/S 매뉴얼에는 누수(물고임)가 발생할 경우에는 엔지니어의 정확한 진단을 통해 점검을 받기를 권유했다. 누수현상은 일반적인 현상이 아니라는 것이다. 더군다나 누수가 일반적인 현상이기 때문에 물받이가 있다는 관계자의 설명은 어불성설로 보인다. 정수기에 물받이가 있다고 물새는 것이 당연하지 않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소비자가 누수현상에 대해 빈번하게 문제를 제기함에도 제조사는 이것에 대해 명확한 조사와 해명을 회피하고 있어 LG전자라는 브랜드의 신뢰성을 저하시키고 있다.

◆ LG스타일러가 건조기와 스팀기를 합친 제품... LG트롬 의류건조기 결함 관련 추정

지난해 위생 건조를 자랑하며 유해세균과 집먼지 진드기까지 제거해준다던 LG트롬 의류건조기가 사실은 먼지와 악취를 발생시킨다는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일었다.

(사진출처=한국소비자원)

한국소비자원은 지난해 8월 LG전자의 트롬 건조기에 대해 콘덴서 면적에 먼지가 끼는 것을 발견하고 시정권고를 내렸다. 건조기의 용량이 클수록 먼지가 쌓이는 면적이 넓었는데 소비자원은 이 같은 콘덴서 먼지가 쌓임 현상의 원인으로 사용 조건에 따라 콘덴서 자동세척 기능이 작동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대형 건조기의 경우 필터가 아닌 다른 경로로 먼지가 들어오는 것을 막는 장치가 없었다.

또한 소형·대형 건조기 모두 약 300~700㎖ 정도의 물이 내부 바닥에 남아 있었다. 이 물은 세척 과정에서 쓰인 응축수로 먼지와 섞여 미생물 번식, 악취 발생의 원인이 될 가능성이 높았다. 더불어 오염된 물로 콘덴서 세척이 이뤄지거나 부품 부식 우려도 지적됐다.

이에 따라 LG전자는 지난 2016년 4월부터 지금까지 판매된 145만 대 전량을 무상으로 수리해주기로 결정했다. 의류 건조기 시장 점유율 1위인 LG전자에게 치명적인 사건이 아닐 수 없는 것이다.

(사진출처=LG전자 홈페이지)

문제는 LG스타일러가 건조기와 스팀기를 합친 제품이라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누수문제도 건조기의 결함과 관련이 있을 거라고 보고 있다. 스타일러 내부에 닥트로 이동된 응축수가 배수펌프를 통해 배수노즐을 거쳐 배수통으로 배출돼야 하는데 그렇지 못해 누수현상이 발생되는 것이라고 추정하고 있다.

이 밖에 블로그나 맘카페에 LG스타일러에 대한 불만이 산적해 있었다. 바이러스가 무서워 ‘바이러스 코스로 돌렸더니 가죽자켓과 바지 등이 망가졌다거나 니트류 및 고급의류는 돌리면 안 된다는 내용이 있었다. 실제 한 소비자는 “수리기사들도 고급의류는 넣지 말라”고 조언했다고 전했다.

(사진출처=한국소비자원)

본지가 한국소비자원에 요청해서 받은 ‘전기의류건조기 피해구제 현황표’에 따르면 2019년 A/S 불만 및 품질에 관한 구제건수는 2018년에 비해 급격하게 증가했다. 스타일러와 같은 의류관리기도 전기의류건조기에 포함이 되며 소비자의 구매가 늘어남에 따라 그 피해도 늘어나고 있었다.

LG전자 및 관계기관은 스타일러에 대한 소비자 불만에 귀를 기울이고 적극적인 피해 구제에 힘을 쏟아야 할 것으로 사료된다.

환경경찰뉴스 이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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