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병언 일가의 ‘수십년’ 비리와 도피의 끝, 유혁기 미국에서 송환

마지막 도피자 유 씨, 인천지검으로 압송

  • 기사입력 2023.08.04 12:27
  • 최종수정 2023.08.04 12:30
  • 기자명 조희경 기자

세월호 참사 이후 9년 동안 국제 수사의 타깃이 된 세모그룹 유병언 일가의 최후의 도피자로 꼽히던 유혁기(51) 가 미국에서 국내로 강제 송환되었다. 유병언 전 회장이 2014년 사망한 뒤 수십년에 걸친 대대적인 경영 비리의 주요 행위자로 지목받은 유혁기는 극적으로 체포되어 한국으로 돌아온 것이다.

4일, 미국에서 한국으로 강제 송환된 유 씨는 인천국제공항에서 검은색 뿔테 안경과 반팔 티셔츠 차림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고(故)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차남으로, 그는 550억원대 횡령 및 배임 혐의를 받고 있다. 이 혐의는 아버지의 측근인 계열사 대표들과 공모해 컨설팅 비용 등 명목으로 회사에서 총 559억원을 빼돌려 회사에 손실을 끼친 것에 관한 것이다.

유 씨는 세월호 참사와 관련한 최후 국외도피자였다. 그는 2014년 세월호 참사 직후 선사 '청해진해운'의 실질적인 지배주주로 지목되었다. 세월호 참사 당시에 선사의 안전 부실 문제와 경영 비리로 인한 대대적인 수사가 이루어졌고, 유 씨는 아버지인 유 전 회장에 이어 계열사 경영을 주도한 사실상의 경영 후계자로 판단되었다.

그러나 미국 영주권자인 유 씨는 검찰의 출석 요구를 모두 거부했다. 이에 따라, 지난 2014년 5월에 범죄인 인도를 청구하였고, 2020년 7월에는 미국 뉴욕에서 유 씨가 체포되었다. 이후 범죄인 인도 재판에 회부되었고, 올해 1월에 한국으로 송환되기로 최종 결정되었다.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해외로 도망친 4명 중 3명은 이미 한국으로 송환되어 재판을 받거나 형이 확정된 상태다. 이 중 유 전 회장의 장녀 유섬나 씨는 2017년 6월 프랑스에서 송환되어 배임 혐의로 징역 4년의 형을 받았다.

유 씨의 국내로의 송환은 세월호 참사 이후 국민들의 눈물과 원망, 그리고 일가의 비리에 대한 수사의 마지막 장을 연다. 이번 송환은 세월호 참사의 희생자들과 그 가족들에게는 물론, 국민 전체에게 큰 의미를 지니며, 오랜 기간 비리의 그림자 아래 숨어 있던 주요 인물이 법 앞에 설 것을 예고한다.

이에 대해 유 시는 “조사에 성실히 임하고 재판 과정에서 모두 밝히겠다”고 전했다. 그는 세월호 희생자 가족들에게 “그 분들이 세상에서 가장 억울하시고 불쌍한 분들이라 생각한다. 진심으로 위로의 말씀 드린다”고 덧붙였다.

유 씨는 공항에서 대기하고 있던 호송차량에 올라 인천지검으로 압송됐으며, 유 전 회장 일가에 대한 비리 조사를 받을 예정이다.

환경경찰뉴스 조희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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