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선교사,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탈북지원 간첩 혐의로 체포

첫 한국인 간첩 혐의 체포 사례, 한러 관계에 긴장 고조

  • 기사입력 2024.03.12 17:18
  • 최종수정 2024.03.20 13:57
  • 기자명 공성종 기자
러시아 모스크바 레포르토보 교도소 (사진=A.Savin, Wikipedia)
러시아 모스크바 레포르토보 교도소 (사진=A.Savin, Wikipedia)

러시아에서 활동하던 한국인 선교사가 간첩 혐의로 체포되어 한국과 러시아 사이의 관계에 새로운 긴장 요소가 되었다. 11일(현지시간) 러시아 관영 타스통신 보도에 따르면, 백모 씨는 올해 초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체포되어 추가 조사를 위해 지난달 모스크바의 레포르토보 교도소로 이송되었다. 백 씨에 대한 혐의는 국가 기밀 정보를 외국 정보 기관에 넘긴 것으로, 관련 형사 사건 자료는 일급기밀로 분류되었다고 한다.

이번 사건에 대해 외교부는 12일 정례브리핑에서 백 씨의 체포 사실을 인지한 직후부터 영사 조력을 제공하고 있음을 밝히며, 현재 조사 중인 사안으로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언급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취했다. 이날, 외교부 대변인은 "정부로서는 우리 국민이 하루빨리 가족들의 품으로 안전하게 돌아올 수 있기를 기대하며 러시아 측과 필요한 소통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현지 해외소식 매체 보도에 따르면, 백 씨는 러시아 극동 지역에서 활동하며 북한 벌목공 등 노동자들을 지원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올해 초 중국에서 육로로 러시아에 입국한 뒤 러시아 연방보안국(FSB)에 의해 체포되었다. 러시아에서는 북한 노동자들의 탈북을 돕거나 이들을 직간접적으로 지원하는 인사들이 불편하게 여겨지며, 관련 제약이 점점 심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러시아 당국이 한국인 선교사를 단순히 추방하는 대신 간첩 혐의로 체포한 이번 조치는 이례적이며, 이에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이는 한국인이 러시아에서 간첩 혐의로 체포된 첫 사례로, 북러 밀착 분위기 속에서 북한 당국이 러시아에 탈북자 지원을 막아달라고 요청했거나, 러시아가 한국을 우크라이나 전쟁 지원에서 멀어지게 하려는 의도가 있을 수 있다는 다양한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러시아 연방 형법에 따르면 간첩 혐의가 인정될 경우 최대 20년의 징역형에 처해질 수 있어, 백 씨에 대한 기소가 진행될 경우 중형이 선고될 가능성이 있다. 이번 사건이 한국과 러시아 간 외교적인 대형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큰 가운데, 양국 정부 당국은 신중한 태도를 보이며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환경경찰뉴스 공성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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