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핫라인] 피해자 일상 붕괴시키는 '한 번의 클릭'
[뉴스핫라인] 피해자 일상 붕괴시키는 '한 번의 클릭'
  • 임영빈
  • 승인 2019.07.10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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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SNS 등에서 계속 떠도는 음란물로 피해자 고통 지속
“피해 여성에게 일정부분 책임을 지우는 사회적 통념은 그릇된 것”
(사진출처=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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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속도로 발전해 가는 디지털 기술은 우리 생활에 풍족함을 가져다 주지만, 각종 범죄에 악용될 경우 그 피해 또한 막심하다. 디지털 성범죄 역시 이에 해당된다.

인터넷이나 SNS 등에 상대방의 사전 동의 없이 촬영한 사진이나 영상물은 ‘클릭 한 번’으로 걷잡을 수 없이 퍼져나가기 때문이다. 또 무한정 복제·전송이 가능하기 때문에 설령 최초 유포된 곳을 확인했다 하더라도 이미 무수한 복제본이 네트워크에 자리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렇게 급속도로 퍼진 음란물은 피해자들의 일상을 말 그대로 구렁텅이로 밀어 넣는다. 특히 피해자 대부분이 여성인 만큼 피해를 겪고도 쉽게 말하지 못하거나 피해자 스스로가 촬영 및 유포 사실 자체를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고 뒤늦게 확인하는 경우가 아직도 많다.

디지털 성범죄 유형

(사진출처=픽사베이)
(사진출처=픽사베이)

디지털성범죄 유형은 △제작형 가해 △유포형 가해 △참여형 가해 △소비형 가해의 4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제작형 가해는 몰카 촬영, 혹은 동의 하 촬영 후 상대방의 동의 없이 소지하는 것과 이미지 도용 혹은 해킹으로 이미지를 획득한 뒤 성적으로 2차 제작하는 것을 일컫는다.

유포형 가해는 촬영에 대한 상대방의 동의 여부, 상대방 본인의 직접 촬영 여부와 무관하게 동의 없이 개인의 영리적 이익을 위해 유포된 모든 이미지 및 개인정보 등을 말한다.

참여형 가해는 유포형 가해에 이용된 이미지 또는 개인정보를 이용해 성폭력을 추가로 휘두르는 경우를 가리킨다. 온라인상에 모욕성 댓글을 게시하거나 오프라인 상의 성폭력 행위에 직접 참여하는 것 등이 해당된다.

소비형 가해는 SNS, 인터넷 커뮤니티 등 온라인에 유포된 디지털 성폭력 범죄 이미지를 소비함으로서, 수익구조를 발생시키는 모든 행위를 의미한다.

사회의 그릇된 편견으로 두 번 상처받는 피해자들

(사진출처=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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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성범죄는 개인 간 사소한 문제가 아닌 사회구조적으로 발생하는 성폭력에 해당하며, 현행법으로도 처벌되고 있는 명백한 범죄행위다.

마땅히 보호받아야 할 개인의 사생활 중에서도 제일 보호받아야하는 성(性) 관련 내용이 불특정 다수의 일반인들에게 노출되는 것만 해도 심각한 사안인데, 오히려 피해자들이 사회적으로 매장되는 불상사는 지금까지도 발생하고 있다.

특히 일부라고는 하나 여전히 우리 사회 한 켠에 자리하고 있는 몇몇 그릇된 통념은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들에게 2차, 3차 피해를 가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성관계 영상 촬영에 동의했으면 유포되는 것도 피해자 책임 아닌가’, ‘몰래 찍힌 사진이나 동영상 등을 다운로드하거나 보기만 하는 것은 죄가 되지 앟는다’, ‘디지털 장의사 등에게 돈을 주고 의뢰하면 깔끔하게 해결된다’ 등을 꼽을 수 있다.

여성의 겉모습만을 질책하는 것 또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짧은 치마나 늦은 귀가, 짙은 화장 등 겉으로 보이는 여성들의 행동이나 외모 등으로 성범죄가 일어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왜 이렇게 짧은 치마를 입었어”, “여자가 조신하게 행동해야지”, “그러니까 누가 그러래? 어느 정도는 너한테도 책임이 있어”라는 말이 심심치 않게 들리는 것 또한 이 같은 맥락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러나 지난 2016년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이 성범죄 원인 및 발생 환경을 분석한 보고에 따르면, 여성의 겉모습으로 인해 발생하는 우발적 범죄보다 젊은 여성을 계획적으로 노린 성범죄가 더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계획적 성범죄(84건, 67.7%)가 우발적 범죄(40건, 32.3%)보다 두 배 가량 많았으며 가해자들이 성범죄를 실행에 옮기기 전 가급적 본인의 거주지에서 먼 곳을 범행 장소로 삼는 것으로 드러났다. 가해자들이 성범죄를 저지르기 전 이동한 평균 거리는 40.72㎞로 공공장소(17.51)와 노상(9.6㎞) 범죄보다 더 길었다.

한국형사정책연구원 윤정숙 부연구위원은 “피해자의 짧은 치마나 야한 옷차림 등이 성범죄를 유발한다는 인식이 널리 퍼져있지만 연구 결과 이를 입증할 데이터는 나오지 않았다”며 “피해 여성에게 성범죄 유발 원인이 있다는 통념이 틀렸다는 것을 가리킨다”라고 설명했다.

환경경찰뉴스 임영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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