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수 전 특별검사, 그의 비상하고도 격동의 인생

타락한 '재계의 저승사자'가 구속의 갈림길에 서기까지...

  • 기사입력 2023.06.29 17:10
  • 최종수정 2023.07.19 13:01
  • 기자명 조희경 기자
(사진=박영수 블로그 갈무리)
(사진=박영수 블로그 갈무리)

과거에는 정의를 위해 사격대에 선 검찰의 저승사자로 알려진 박영수는 이제 자신이 사회의 판단을 받는 비리의 주인공이 되었다. '50억 클럽' 사건은 대장동 개발 비리 사건의 한 부분으로, 그는 이 사건의 핵심 피의자로 지목되어 현재 법원의 구속심사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 한때 헌신적인 검찰의 일원이었던 박영수가 일순간에 타락한 모습을 보여주며, 그의 현재의 신상은 연루된 비리와 밀접한 관계에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검사 출신의 엘리트로 알려진 박영수 변호사(사법시험 20회, 사법연수원 10기)는 목포의 유명한 변호사 박창택의 아들로 태어나고, 북제주군수 박명효의 손자다. 김대중 정부 시절 청와대 사정비서관을 역임하였으며, 이후 노무현 정부에서는 검찰의 핵심 포지션인 대검 중수부장과 서울고검장 등을 거쳤다. 그의 탁월한 역량으로 SK, 현대 등의 대기업들을 수사하며 '재벌개혁'의 중심에 선 이명으로 재계에서 '저승사자'로 불렸다.

그러나, 박영수의 신뢰성은 2013년부터 손상을 입었다. 당시도 서울시장이었던 오세훈의 세빛섬 사업에 대해 박영수가 배임 의혹을 제기하며 검찰 수사를 요청하였으나, 2015년 무혐의로 판결되면서 비난의 역풍을 맞았다. 이 이후로 그는 계속해서 비리 사건에 연루되었고, 그로 인해 그가 추진했던 '재벌개혁'이 결국 민주당의 권력에 기생해서 이루어진 정치적 수사로 볼 수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었다.

(사진=박영수 블로그 갈무리)
(사진=박영수 블로그 갈무리)

 

이후 그는 법무법인 강남의 대표 변호사로서 활동하였다. 그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측근들이 연루된 박연차 게이트 사건의 변호를 맡고,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의 특별검사로 임명되면서 국민들의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지난 2021년 9월, 박영수에 대한 비리 의혹은 조선일보의 오보로 밝혀진 이재명 아들에 대한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계열사 취직 의혹 제기를 계기로 본격적으로 커져나갔다. 박영수의 딸이 화천대유에서 일하며 이 회사 소유의 대장지구 아파트를 7억 원 대에 분양받은 사실이 드러나 특혜분양 의혹이 불거졌다.  그리고 이듬해인 2022년 2월에 박영수의 딸이 화천대유에서 받은 11억 원의 대출금과 성과급이 알려져, 박영수가 대장동 개발 비리의 일환인 '50억 클럽'에 연루되어 있다는 의혹이 커져나갔다.

검찰은 현재 이에 대한 수사를 확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박영수의 딸이 받은 성과급이 과연 일반적인 금액인지, 아니면 비리에 연루된 부정 수익인지를 판단하기 위한 조사가 진행되고 있다.

이 사건이 세상에 알려지며 박영수는 '50억 클럽'의 일원이 되어 주요 피의자로서 구속영장까지 발부돼, 현재 구속의 기로에 서 있다.

(사진=박영수 프로필)
(사진=박영수 프로필 갈무리)

검찰은 박영수가 지난 2014년 11월부터 12월까지 우리은행 이사회 의장으로 재직하면서 대장동 개발사업과 관련하여 민간업자들의 컨소시엄 관련 청탁을 들어주는 대가로 거액의 돈을 약속받고 8억원을 수수했다고 보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박영수는 '최측근'인 양재식 전 변호사와 공모하여, 컨소시엄 출자와 여신의향서 발급과 관련하여 민간사업자로부터 대장동 토지 보상 자문 수수료, 대장동 상가 시행 이익 등 총 200억원 상당의 이익과 단독주택 2채를 약속받았다고 판단되고 있다. 또한 그는 2015년 제48대 대한변협회장 선거 자금 명목으로 현금 3억 원을 받은 혐의도 받고 있다.

(사진=박영수 블로그 갈무리)
(사진=박영수 블로그 갈무리)

또한, 검찰은 박영수가 대장동 개발업과 관련하여 민간사업을 추진했던 김만배와 남욱, 정영학 회계사로부터 5억원을 받고, 이 돈을 대장동 분양대행업자 이기성씨를 통해 받은 후 다시 이 돈을 김씨에게 보내 화천대유의 증자대금으로 사용해 대장동 사업 지분을 확보했다고 보고 있다.

이에 박영수는 "대장동 개발 사업에 참여하거나, 금융알선 등을 대가로 금품을 받거나 약속한 사실이 결코 없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박영수는 과거에 비리를 척결하는 '재계의 저승사자'로서 사람들에게 존경과 찬사를 받았으나, 지금은 스스로 그런 비리의 중심에 서 있다는 냉혹한 비판을 받는 중이다.

그의 이러한 역설적인 운명은 불행히도 대한민국의 일부 정치와 경제를 지배하는 '권력의 공식'을 상징하고 있다. 힘을 갖는 것은 종종 비유하긴 곤란하나, 이는 종종 비정상적인 비행을 야기하는 '독'이 될 수 있음을 상기시켜준다. 박영수의 이야기는 그 자체로 한국 사회에서 권력과 부패, 그리고 그것들이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에 대한 생생한 교훈을 제공하며 이는 정치, 사회 전반에 걸쳐 영향을 미친다.

환경경찰뉴스 조희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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