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현대차그룹과의 유상증자로 경영권 싸움 '격화'

"경영권 분쟁 속 유상증자, 고려아연 주주 가치 희석 위기 - IB업계 '사업적 갈등' 경고"

  • 기사입력 2023.09.05 17:15
  • 최종수정 2023.09.05 20:42
  • 기자명 공성종 기자
(사진=고려아연 로고)

고려아연의 최근 제3자배정 유상증자 발표 이후, 그 중심에는 현대차그룹의 참여와 최윤범 회장 일가와 영풍그룹 장형진 회장 일가 간의 경영권 분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지난 30일 고려아연은 현대차, 기아, 현대모비스가 공동 투자하여 설립한 해외법인 HMG 글로벌을 대상으로 5천272억원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단행한다고 발표했다. 이 자금은 '올인원 니켈 제련소' 건설에 사용될 예정이지만, 시장에서는 이번 결정이 고려아연 내부의 경영권 분쟁을 더욱 가열시킬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현대차그룹은 고려아연 지분 5%를 확보하게 되면서 최윤범 회장 일가의 지배력을 강화하는 움직임으로 해석되고 있다. 

지금까지 최윤범 회장 측의 지분율은 특수관계인 지분 16%에 한화그룹(8.1%), LG화학(2.0%), Trafigura(3.8%) 등 우호 주주 지분율을 다 합해도 29.9%에 불과했다. 한편, 영풍그룹은 32.9%의 지분을 보유하며 고려아연의 대주주로서의 입지를 탄탄히 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현대차그룹이 참여하면서 최 회장 측의 지분율이 33.4%로 올라가게 되어, 처음으로 영풍그룹의 지분율 31.3%를 추월하게 되었다.

이에 따라 영풍그룹은 고려아연 주식을 추가로 구매하여 지분율을 회복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으며, 양가의 경영권 분쟁은 더욱 격화될 전망이다.

한편, 고려아연은 라임자산운용의 환매 중단 전 투자금 일부를 환매 받은 것으로 알려지며 특혜성 환매 상장사로 지목되어 추후, 사정당국의 수사를 받을 수 있다는 전망이 시장의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IB업계에서는 현재의 지분 구조에서 어느 일가가 확실하게 우위를 점하고 있지는 않다고 평가하며, 이 분쟁이 향후 사업적 갈등으로 확대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어, 계속된 유상증자 실시로 주당순이익(EPS)에 영향을 미쳐, 주식 가치가 희석될 거란 우려도 나온다.

앞으로 고려아연의 경영권 분쟁은 어떤 방향으로 전개될지 주목된다.

환경경찰뉴스 공성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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