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NK경남은행, 3000억 횡령 사고... 금융권 사상 최대 피해

15년 동안 한 직원이 프로젝트 파이낸싱 대출을 중심으로 거액 횡령

  • 기사입력 2023.09.21 09:40
  • 최종수정 2023.09.22 16:16
  • 기자명 조희경 기자
(사진=BNK 경남은행 제공)
(사진=BNK 경남은행 제공)

BNK경남은행의 횡령 사고가 이전에 추정됐던 액수보다 5배 이상 더 커 국내 금융권 횡령 사고 사상 최고액인 3,000억 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지난해 우리은행의 668억 원 횡령 사고와 코스닥 상장사인 오스템임플란트의 2,215억 원 횡령 사고를 합한 금액보다도 큰 것이다.

금융감독원(금감원)은 20일 공식 발표에서 "경남은행 투자금융부 직원 이 모(50) 씨가 지난 2009년 5월부터 2022년 7월까지 총 2,988억 원을 횡령했다"고 밝혔다. 이씨는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 업무를 담당하며, 허위 대출을 통한 횡령액이 1,023억 원, 다른 방식으로 빼돌린 액수가 1,965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확인됐다.

횡령된 자금은 골드바, 부동산 매입, 골프와 피트니스 회원권 구매, 자녀의 유학비, 주식 투자 등 다양한 경로로 흘러들어갔다. 특히, 이씨는 대출자의 요청 없이 허위 서류를 제작하여 대출을 실행하고, 이를 무단으로 개설한 계좌나 가족, 지인의 계좌로 이체하는 방식으로 횡령했다.

BNK금융지주와 경남은행 모두 이 사건에 대한 자체 조사를 시작한 지난 4월부터 이 사실을 알고 있었으나, 자체 조사가 필요하다는 이유로 곧바로 금융당국에 보고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더불어, 금감원은 지난 7월 21일부터 현장 검사에 착수하였고, 그 결과 앞서 추정됐던 500억 원에서 3,000억 원에 육박하는 횡령액이 드러났다.

이번 사건에 따라, BNK금융지주와 경남은행의 내부통제 시스템 전반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이씨가 15년 간 PF 대출 업무를 담당하면서 그의 관리하에 있는 대출에 대한 사후 관리까지 직접 수행했다는 점이 부각되고 있다.

금감원은 “횡령 금액의 추가적인 사용처를 계속 확인하며, 이번 사건에 관련된 모든 임직원의 위법 및 부당 행위에 대해 엄정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사건이 앞으로의 금융기관의 내부통제 시스템 강화를 요구하게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환경경찰뉴스 조희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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