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수능 영어 지문, 입시학원과 판박이 논란으로 경찰 수사 착수

사교육 카르텔 의혹 및 불공정 출제 논란, 교육계 전반에 경종 울려

  • 기사입력 2024.01.08 13:27
  • 최종수정 2024.01.08 19:34
  • 기자명 공성종 기자
2023학년도 수능 영어 영역의 23번 문항(왼쪽)과 한 대형 입시학원 강사가 제공한 모의고사 문항(오른쪽)의 비교 사진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2023학년도 수능 영어 영역의 23번 문항(왼쪽)과 한 대형 입시학원 강사가 제공한 모의고사 문항(오른쪽)의 비교 사진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지난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의 영어영역 23번 문제가 대형 입시학원 유명 강사가 제공한 사설 모의고사의 지문과 유사하게 출제된 것에 대해, 교육부가 경찰에 정식으로 수사를 의뢰했다.

논란의 중심에 선 2023학년도 수능 영어영역 23번 문항은 하버드대 로스쿨 교수 캐스 선스타인의 저서 '투 머치 인포메이션(Too Much Information)'에서 발췌한 지문을 사용했다. 수능 직후, 입시 커뮤니티에서는 이 지문이 유명 강사가 제공한 모의고사 지문과 한 문장을 제외하고 동일하다는 주장이 제기되었다. 이는 모의고사를 미리 풀어본 학생들에게 유리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낳았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수능 직후부터 닷새간 660여 건의 이의신청을 받았으며, 그 중 약 100여 건이 영어영역 23번 문항과 관련되었다. 그러나 평가원은 이 문제에 대해 심사조차 진행하지 않았다. 이는 문제의 정답 오류에 대한 이의 신청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평가원은 특정 강사의 사설 모의고사 문항과 지문 출처가 동일하나, 문항 유형이나 선택지 구성이 다르다고 주장했다.

이에 교육부는 지난해 '사교육 카르텔 신고센터' 운영을 통해 문제를 재조사했다. 이는 사교육 업체와 수능 출제위원 간의 유착 의혹에 대한 집중 단속의 일환으로 보인다. 감사원도 교육부와 평가원이 논란을 인지하고도 뒤늦게 조치한 이유에 대해 감사에 착수한 상태이다.

이 사건은 교육계에 큰 파장을 일으키며, 공정한 시험 출제와 사교육의 영향력에 대한 근본적인 논의를 촉발시키고 있다. 교육부의 수사 의뢰와 감사원의 조사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많은 이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환경경찰뉴스 공성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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