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쓸.신.환.] 역대급 이른 봄꽃 개화 시기...“이것은 자연의 경고인가?”

알아두면 쓸모 있고 신기한 환경상식 354
올봄 서울 벚꽃 개화, 최근 100년 사이 가장 빨라

  • 기사입력 2021.04.09 15:20
  • 기자명 고명훈 기자
벚꽃. (사진=환경경찰뉴스)
벚꽃. (사진=환경경찰뉴스)

예상보다 이른 시기에 핀 봄꽃에 길을 가다 멈춰 서 사진 찍는 분들이 많이 보이는데요. 추운 겨울이 지나간 지가 엊그제 같은데 벚꽃이 활짝 피다 못해 벌써 져버린 곳도 많습니다.

여러분이 체감하는 것처럼 이번 봄은 정말 빨리 시작됐습니다. 올봄에 핀 서울의 벚꽃이 1922년 관측을 시작한 이후 가장 빠른 것이라고 해요. 기상청에 따르면 올 서울 벚꽃 개화 시기는 3월 27일인데요. 최근 100년 사이 가장 이른 시기라고 하네요.

벚꽃뿐만이 아닙니다. 전라북도 봄꽃 개화 시기를 비교해보면 최근 10년 평균 매화는 평년보다 2일, 개나리는 1일, 진달래는 평년과 같고 벚나무는 2일 빨라졌으며 올해 매화 개화일은 1973년 이후 역대 2위를 기록했습니다. 개나리는 3월 13일, 진달래는 3월 15일, 벚나무는 3월 18일입니다. 이들 세 가지는 역대 1위로 가장 빠르게 꽃을 피웠습니다.

다들 예상했겠지만 이처럼 봄꽃 개화가 빨라지는 것은 기후변화가 주원인입니다. 연평균 기온이 과거보다 상승하면서 봄이 오는 시기가 빨라진 것이죠. 실제로 전주의 2월~3월 최근 10년 평균기온은 4.8℃로 과거 90년대 평균기온 4.0℃보다 무려 0.8℃나 올랐습니다.

물론 기온이 오른 현상에는 다양한 요소가 있겠지만 전문가들은 지구온난화를 가장 큰 요인으로 꼽고 있습니다.

환경전문가들은 빨라지는 봄꽃 개화 시기를 ‘자연의 경고’라고 얘기합니다. 추운 겨울을 기다렸던 꽃들이 일찍 얼굴을 비추는 게 마냥 반가운 일만은 아니라는 뜻이죠.

지구의 평균기온이 상승하고 봄이 일찍 찾아오면서 따뜻해지는 지구에 식물들은 생체주기를 변화시켜 개화 시기가 빨라지고 있습니다. 이는 기후변화에 맞춰 대응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모든 생물 종들이 이러한 기후변화에 맞춰 주기가 변화하는 것은 아닙니다.

결국, 자연의 순리에 맞춰진 동식물의 생장과 번식이 빨라지는 봄꽃 개화로 인해 조금씩 변화하고 생태계의 불균형이 발생하는 건 아닌지 걱정이 됩니다.

세계가 주목하고 있는 기후변화 문제는 특히 우리나라에 심각하게 다가오고 있습니다. 전지구 평균 지표온도가 1880년부터 올해까지 0.5℃ 정도 상승한 한편, 우리나라는 1912년부터 2017년 동안 약 1.8℃나 높아졌다고 합니다.

정부도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알고 이에 대응하고자 그린뉴딜, 2050 탄소중립 선언 등 정책적인 노력을 펼치고 있죠. 기상청 역시 올해 정책목표를 ‘기후탄력 사회를 위한 기상기후서비스 도약’으로 설정하고 기후변화 적응과 탄소 중립 정책 지원을 위한 기후정보 제공 확대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지구온난화를 늦추기 위해 우리 개인의 노력도 꼭 필요하겠죠. 생태계가 기후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우리도 봄꽃을 좀 더 여유 있게 그리고 천천히 즐길 수 있도록 말이죠.

환경경찰뉴스 고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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