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복궁 담벼락 낙서 2차 피의자, '예술' 주장하며 논란 가중

20대 남성의 무분별한 낙서, 문화유산 보호에 대한 경각심 촉구

  • 기사입력 2023.12.20 10:54
  • 최종수정 2023.12.21 08:49
  • 기자명 공성종 기자
(사진=경복궁 담벼락 낙서 2차 피의자가 범행 후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게시물 갈무리)
(사진=경복궁 담벼락 낙서 2차 피의자가 범행 후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게시물 갈무리)

경복궁 담벼락에 낙서를 한 20대 남성 A씨가 자신의 행위를 예술이라 주장하며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이 남성은 지난 17일 오후 10시 20분경, 서울 종로구 경복궁 영추문 인근 담벼락에 스프레이로 특정 가수의 이름과 앨범 제목을 적은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미스치프가 말하는 짓궂은 장난을 치고 싶었다"며 자신의 행동을 정당화했다. '미스치프'는 2019년에 결성된 미국 아티스트 그룹으로, '성역 없는 예술'을 지향한다고 알려져 있다. A씨는 블로그 글에서 "죄송합니다. 아니, 안 죄송해요. 전 예술을 한 것 뿐이에요"라고 주장했다.

(사진=경복궁 담벼락 낙서 2차 피의자가 범행 후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게시물 갈무리)
(사진=경복궁 담벼락 낙서 2차 피의자가 범행 후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게시물 갈무리)

그러나 이러한 주장은 공공 재산에 대한 무분별한 훼손으로 여겨져 논란이 되고 있다. 특히, A씨는 범행 직후 경찰 조사를 받기 전에도 자신의 행위를 인증하는 사진을 블로그에 올리는 등 도발적인 태도를 보였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범행 당시 술에 취한 상태가 아니었으며, 정신질환 등의 병력도 없어 단순 모방범행으로 추정하고 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관심을 받고 싶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건은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빠르게 퍼져, 많은 이들이 A씨의 행위에 대해 비판적인 의견을 나타내고 있다. 최응천 문화재청장은 이 사건에 대해 "문화재를 한번 훼손하면 엄격한 처벌을 받을 수 있다는 경종을 울리도록 일벌백계하겠다"고 말했으며, 서울경찰청 관계자도 "문화재보호법상 3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하는 높은 형량의 중대 범죄"라고 언급했다.

경복궁 담벼락의 복구 작업은 다음주쯤에야 완료될 전망이다. 한편, A씨는 지난달 미스치프 전시회에서 작품으로 전시된 모자를 훔쳐 절도 혐의로 조사를 받은 바 있으며, 이로 인해 온라인 상에서는 A씨의 행동에 대한 더욱 강한 비난이 이어지고 있다.

환경경찰뉴스 공성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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