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사건 "송영길 전 대표도 알고 있었다"

강래구 법정서 이정근 녹취록 공개 "송영길이 잘했대"

  • 기사입력 2023.09.06 09:10
  • 최종수정 2023.09.07 13:03
  • 기자명 조희경 기자
강래구 전 한국수자원공사 감사위원은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당시 송영길캠프 핵심으로 활동했다.
강래구 전 한국수자원공사 감사위원은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당시 송영길캠프 핵심으로 활동했다. (사진=제20대 국회의원 선거 출마 당시의 강래구 선거운동 홈페이지 갈무리)

검찰은 지난 2021년 5월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전, 당 내에서 돈봉투가 살포된 사건의 배경과 관련하여 송영길 전 대표도 그 사실을 알고 있었다는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총장의 '녹취록'을 법정에서 공개했다.

5일, 검찰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2부 심리로 열린 강래구 전 한국수자원공사 상임감사위원의 재판에서 이정근 전 사무총장의 '녹취록'을 재생하였다. 녹취록에는 이정근 전 사무총장과 강래구 위원, 윤관석·이성만 의원이 전당대회 전 돈봉투를 살포하면서 나눈 대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이날, 법정서 공개된 녹취록에 따르면, 지난 2021년 4월 10일, 강 위원은 이 전 총장과의 통화에서 "내가 (이)성만 형이 연결해 줘서 그거 좀 나눠줬다고 (송)영길 형한테 말했다. '제가 성만 형이 준비해준 것 갖고 인사했다'라고 하니 (송영길이) '잘했네'라고 하더라"고 말했다. 또한 해당 대화에서 강 위원은 "(송)영길이가 어디서 구했는지 모르겠는데 많이 처리한 것 같더라"고 언급했다.

검찰은 이 대화를 근거로 "강래구 피고인이 이성만 의원으로부터 금품을 받아 (송영길 캠프) 지역본부장들에게 나눠줬다는 것을 언급했다"며 "사후에는 강래구가 이성만이 마련한 자금으로 금품을 제공했다고 송영길에게 보고한 사실이 확인됐다. 이 부분 범죄사실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고 밝혔다.

"김남국, 윤재갑 등 3000만원 수수 의혹 의원 이름 언급"

또한, 검찰은 윤관석 의원과 이 전 사무총장의 통화 내용도 공개했다. 이 통화에서는 돈봉투 수수 의혹을 받는 의원들의 이름이 언급되었다. 지난 2021년 4월 28일, 윤 의원은 "아침 회의에 못 나온 사람이 있더라고. 김남국, 윤재갑…"이라며 "김남국, 윤재갑 이 둘은 또 호남이잖아"라고 말했다. 이에 이전 부총장은 "거긴 해야 돼 오빠. 호남은 해야 해"라고 재촉했다.

윤 의원은 같은 날 통화에서 "인천 (지역구인) 둘 하고 (임)종성은 안 주려고 했는데 '형님, 우리도 주세요'라고 해서 (돈봉투) 3개 뺏겼어"라며 "다 정리해버렸는데 모자라"라고 말했다. 검찰은 이 통화 직후 윤 의원이 송 전 대표 캠프 사무실에서 추가로 3000만원을 받아 다음날 의원들에게 나눠준 것으로 파악했다.

이에 검찰은 윤 의원이 주도한 송영길 캠프 핵심 인사들의 모임인 ‘기획회의’ 구성원 명단과, 해당 회의에서 돈봉투 배포 방안이 확정된 것을 의심하며, 그를 근거로 돈봉투 전달과 관련한 여러 의혹을 제기했다.

강 위원은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송영길 전 대표 당선을 위해 윤관석 의원, 이성만 의원 등과 공모하여 총 9400만원을 살포한 혐의로 지난 5월 구속 기소되었다.

재판부는 오는 19일 추가 공판을 열 예정이며, 이날 검찰이 제시한 증거에 대한 강 위원 측의 반박과 해명을 기대하고 있다.

환경경찰뉴스 조희경 기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관련기사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