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위기동물 백과사전] “지구가 뜨거워지면 우리는 못 살아요”... 아기 피카츄 ‘새앙토끼’의 눈물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적색목록 관심대상(LC) 분류
지구온난화 의한 서식지 파괴·과열사 사례 많아져

  • 기사입력 2020.09.08 19:10
  • 최종수정 2020.09.08 19:12
  • 기자명 고명훈 기자
(사진=usgs)
(사진=USGS)

포켓몬스터 피카츄의 모델로 잘 알려진 동물이 있다. 쥐라고 하기에는 좀 큰데, 그렇다고 토끼라고 부르기에는 귀가 너무 둥글고 짧다. 그 주인공은 바로 ‘새앙토끼(Pika)’다.

새앙토끼는 귀 길이 1.5~2.3cm 정도에 몸길이 11~19cm로, 몸집이 작다. 다리도 짧고 꼬리도 없다. 쥐와 토끼를 합친 것 같다고 해 북한에서는 ‘쥐토끼’라고 부르기도 한다.

토끼목 우는토낏과에 속한 새앙토끼는 높은 소리로 우는 특징이 있어 ‘우는 토끼’라고도 표기한다. 우는 소리가 정말 ‘피카 피카’처럼 들리기도 한다.

새앙토끼는 주로 해발고도 2,000m 정도의 고지대에서 서식한다. 건조한 바위가 많은 곳을 찾아 터전을 마련하고 무리를 이루며 살아간다. 밤낮 가릴 것 없이 이쪽 저쪽 뛰어다니며 식물 잎이나 열매·줄기 등을 저장해놓고 긴 겨울을 보내곤 한다.

중국 동북부와 시베리아, 몽골, 사할린, 미국 서부 산악 지대 등 기온이 낮은 곳에 주로 분포하는 녀석들은 우리나라 백두산과 북한 양강도 백암면 일대에도 3백 여마리가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처럼 새앙토끼는 추운 지역에서 잘 살 수 있도록 몸이 적응돼 있다. 25도의 체온을 유지 못할 경우 죽을 수도 있다고 한다. 지구가 점점 더 더워지고 있는 지금, 새앙토끼가 점점 사라지고 있는 이유다.

새앙토끼는 현재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의 적색목록에 관심대상(LC) 종으로 분류돼 보호받고 있다. 기후가 급격하게 변화하면서 새앙토끼의 개체 수가 빠른 속도로 사라지고 있다. 체온 조절이 어려운 새앙토끼는 두꺼운 단열 털가죽을 입고 있기 때문에 조금만 날씨가 더워져도 치명적이다.

지구온난화는 녀석들의 서식지와 먹이도 앗아가고 있다. 날씨가 뜨거워지면서 고산초원의 식물 유형이 변하게 돼 아이들이 먹이를 구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또, 겨울철 강추위를 막아주는 고지대 들판 기능이 저하되면서 살 곳을 잃어버렸다.

할 수 없이 새앙토끼들은 뜨거운 열기를 피해 점점 더 높은 곳으로 밀려가고 있고, 사람들 앞에 모습을 감추고 있다. 지구온난화가 이대로 계속 심해진다면 새앙토끼들의 마지막 남은 터전마저 사라져버릴 것이다.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이는 작은 실천들을 모아 아이들이 살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 시급하다.

환경경찰뉴스 고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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